[대장동스캔들②] 지자체 환수액 '미리 확정'…이재명표 '부분 공영개발'
[대장동스캔들②] 지자체 환수액 '미리 확정'…이재명표 '부분 공영개발'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1.09.29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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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계획 인가 단계서 공공개발이익 규모 '금액으로 명시'
성남시, 약정액 5503억원 환수…나머지 4040억원 민간 배당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사진=신아일보DB)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대장 도시개발구역. (사진=신아일보DB)

대장동스캔들이 대선판을 뒤흔든다. 여권 유력 대선 주자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발목을 잡는가 싶던 스캔들은 시간이 갈수록 가지를 뻗쳐 야권, 법조계까지 들쑤신다. 대장동 사업은 지자체 주도 개발의 모범사례인가? 권력과 돈이 함께 빚어낸 종합비리세트인가? 신아일보가 논란의 중심으로 들어가 흩어진 퍼즐 조각을 맞춰 본다. <편집자 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공공개발이익 환수 규모를 금액으로 미리 확정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성남도시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 공모와 사업협약 단계부터 이익 배분 방식을 정하고, 실시계획 인가 과정에서 공공 환수 금액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뒤 사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성남시는 5503억원에 달하는 공공개발이익을 거둬들였고, 나머지 4040억원은 민간사업자들에게 배당됐다.

29일 경기연구원이 성남도시개발공사 내부자료 등을 바탕으로 작성한 '공공개발이익 도민환원제: 대장동 개발사업의 특징과 시사점' 보고서와 '개발이익 공공환원사례 심층연구' 보고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후보 열린캠프가 작성한 '대장동 개발사업 Q&A' 자료에 따르면,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이하 대장동 개발사업)은 성남시의 개발이익을 미리 확정해 환수하는 '부분 공영개발'로 추진됐다.

성남의뜰 출자 현황. (자료=경기연구원)
성남의뜰 출자 현황. (자료=경기연구원)

성남도시개발공사와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2015년 7월 공동 설립한 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 '성남의뜰'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다. 성남의뜰의 자본금은 PFV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최소 금액인 50억원이며, 지분 구조는 성남도시개발공사가 '50%+1주'(1종 우선주)를 가져가고, 5개 금융기관이 43%(2종 우선주), 나머지 민간사업자가 '7%-1주'(보통주)를 갖는 형태다.

성남의뜰에 참여한 5개 금융기관은 KEB하나은행(지분 14%)과 국민은행·IBK기업은행·동양생명보험(각 8%), 하나자산신탁(5%)이다. 나머지 민간사업자로 자산관리회사(AMC)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 1%-1주)'와 SK증권을 통해 특정금전신탁 방식으로 참여한 '천화동인 1~7호(6%)'가 있다.

대장동 개발사업 확정이익 내역(단위:억원). (자료=경기연구원)
대장동 개발사업 확정이익 내역(단위:억원). (자료=경기연구원)

대장동 개발에는 '사전이익 확정'이라는 사업 방식이 적용됐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를 통해 개발이익 환원에 동의하는 사업자를 파트너로 선정하고, 실시계획 인가 과정에서 부가 사업 등을 통한 공공개발이익 환원 규모를 미리 확정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공공기여(기부채납)와 배당금 등을 통해 사전 확정 이익 총 5503억원을 환수했다.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통해 얻은 확정 이익은 △제1공단지역 공원 조성 2561억원 △지하주차장 조성 200억원 △대장동 지역 북측 터널 공사 600억원 △대장 나들목 확장 260억원 △배수지 신설 60억원 등 공사비와 배당금으로 받은 A10블록 임대아파트 용지가격 1822억원 등이다.

남은 이익금은 2종 우선주를 가진 금융기관들과 보통주를 보유한 화천대유자산관리, SK증권을 통해 사업에 참여한 천화동인 1~7호에게 총 4040억원 규모로 돌아갔다.

성남의뜰 배당금액 내역. (자료=이재명 캠프)
성남의뜰 배당금액 내역. (자료=이재명 캠프)

한편, 대장동 개발사업은 애초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전신인 한국토지공사가 2004년 12월 공영개발을 추진하며 시작됐다. 이후 2009년 10월 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합병해 LH가 탄생했고, LH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침체와 정치권의 요구로 인해 2010년 6월 대장동 개발사업을 포기했다. 이후 대장동 개발사업은 민영개발 방식으로 전환됐지만 각종 잡음이 이어졌고, 이재명 현 경기도지사가 2010년 7월 성남시장에 당선된 후 성남도시개발공사 설립을 통한 부분 공영개발로 다시 방향을 틀었다.

[신아일보] 남정호 기자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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