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원윳값 인상 불가피…농식품부 "밀크플레이션 영향 제한적"
올해 원윳값 인상 불가피…농식품부 "밀크플레이션 영향 제한적"
  • 표윤지 기자
  • 승인 2023.07.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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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낙농가, 27일 ℓ당 69∼104원 범위 '재협상' 
농식품부 세종청사.(사진=신아일보DB)
농식품부 세종청사.(사진=신아일보DB)

올해 우유 재료가 되는 원유(原乳)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는 가공식품 가격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선을 그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공식 입장을 통해 “국내 원유가격은 작년 생산비가 올해 반영되는 상황”이라며 “농가가 1년 이상 감내한 사실을 고려하면 일정 수준의 원유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어 “해외는 생산비나 소비 상황 등이 원유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기 때문에 작년도에 이미 미국과 유럽은 원유가격이 55%, 37% 상승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농식품부는 작년 원유 생산비 증가 원인을 ‘사룟값’ 상승으로 꼽았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생산비는 사료비, 수도광열비, 농구비, 자가노동비 등 다양한 비목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생산비(958.71원/ℓ)에서 사료비는 생산비의 59.5%로 가장 비중이 크다.

현재 젖소의 먹이인 조사료(풀사료)와 농후사료(곡물사료)는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더욱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사료 수급 또한 원활하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율마저 올라 작년 생산비는 2021년 대비 13.7% 상승했다.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생산비가 급등한 상황에서 낙농가가 1년 이상 감내하다 보니 목장 경영을 포기하는 사례가 증가하는 등 현장에서 느끼는 낙농가의 어려움이 큰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낙농가의 생산비 절감을 위해 조기에 사료값을 인하하고 사료구매자금을 최대한 지원하는 동시에 국산 조사료(풀사료) 공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생산비 인하를 유도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가격 체계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트에 진열된 유제품들.(사진=박성은 기자)
마트에 진열된 유제품들.(사진=박성은 기자)

낙농가와 유업계는 현재 ℓ당 69∼104원 범위에서 원유가격 인상분을 협상 중이다. 앞서 24일 낙농진흥회 소위원회는 올해 원윳값 인상분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27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낙농가와 유업체 관계자로 구성된 낙농진흥회가 원윳값 인상 폭을 결정하면 원유 비중이 가장 흰우유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농식품부는 유업계, 대형마트 등과 최근 간담회를 통해 과도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농식품부는 또 아이스바 등 일반 빙과류는 유제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고 빵과 과자도 유제품 원료 사용 비중이 1∼5% 수준이라는 점을 들어 원윳값 인상이 가공식품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봤다. 아울러 카페, 베이커리 등에서도 수입 멸균유를 주로 쓰기 때문에 원윳값 인상이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농식품부는 “흰우유 가격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유업체의 인건비, 유류비, 판매관리비 등과 유통업체 마진(이윤)으로 구성된다”며 “흰우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는 생산자와 수요자뿐 아니라 유통 효율화 등 유통 분야에서 개선할 여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농식품부의 이러한 낙관적 입장에도 원윳값 인상이 실제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작년 하반기 원윳값이 ℓ당 49원 오르자 유업체들은 흰우유 제품가격을 평균 10% 안팎으로 올렸다. 이어 주요 아이스크림과 빵, 과자 가격도 줄인상됐다.

pyj@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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