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절벽 ④] 1위 서울우유...온라인·간편식 키워 매출 2조 도전
[우유절벽 ④] 1위 서울우유...온라인·간편식 키워 매출 2조 도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4.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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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급식 위축 불구 최대실적, MZ세대 겨냥 가공유 확장 전략 주효
신설 이커머스본부 통해 온라인 영업 경쟁력 높이고 특화상품 개발
아시아 최대 양주신공장 통해 식사대용식 다양화, 건기식 사업 추진
서울우유 상봉동 본사 전경. (제공=서울우유협동조합)
서울우유 상봉동 본사 전경. (제공=서울우유협동조합)

서울우유협동조합(조합장 문진섭)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경쟁사보다 우유 매출 의존도가 커 학교급식 위축에 따른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밀레니얼과 Z세대를 겨냥한 가공유 다변화 전략이 주효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서울우유는 올해 양주신공장 가동을 본격화하는 한편, 온라인 채널 강화와 식사대용의 가정간편식(HMR)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적극 나서 업계 첫 매출 2조원에 진입하겠단 계획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우유는 지난해에도 성장을 지속하며 유업계 최대 실적을 이뤄냈다. 매출액은 전년 1조7245억원보다 17.6% 늘어난 1조754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95억원으로 6.4% 성장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단체급식·외식 시장이 크게 위축돼 어려움이 컸지만, 대표 브랜드인 ‘나100%’를 앞세운 가정용 흰우유 시장 공략과 함께 가공유·커피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얻으면서 위기를 극복했다. 

서울우유는 학교급식시장에서 점유율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최대 유업체다. 전체 매출에서 우유(흰우유·가공유 등)가 차지하는 비중도 70% 이상이다. 낙농가들로 구성된 조합 특성상 우유 매출 의존도는 업계에서 가장 높다. 서울우유 입장에선 우유소비 정체가 장기화된 판국에 코로나19 악재까지 겹치다보니, 어려움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우유는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한 MZ세대 입맛에 주목했다. 이들은 식품 대세로 자리 잡은 뉴트로(Newtro, 새로움과 복고의 조화) 트렌드를 주도했고, 이색적인 맛을 선호한다. 

서울우유는 MZ세대 취향을 겨냥해, 초코·딸기·바나나 등 기존의 가공유 라인업에서 흑임자·귀리·달고나·살롱밀크티 등으로 대폭 확장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살롱밀크티 우유는 얼그레이 홍차와 아쌈 홍차의 황금비율로 진한 밀크티 본연의 맛을 강조했고, 서울우유 전용목장의 국산원유만을 사용하며 품질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고급스러운 패키지와 함께 300밀리리터(㎖) 대용량을 채택하면서, 가공유 주된 소비층인 2030 여성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서울우유 가공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MZ세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은 서울우유 가공유 제품들. (사진=박성은 기자)

서울우유 관계자는 “MZ세대 취향을 반영한 제품들을 발 빠르게 출시한 덕분에 지난해 가공유 판매량은 전년 대비 106% 늘었다”며 “이 외에 강릉커피 신제품 판매 효과로 커피류도 110% 이상 성장했고, 홈타입 아이스크림과 레트로(복고) 굿즈 출시 등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흰우유의 경우, 나100%를 앞세워 마트와 온라인 채널 등에 마케팅을 집중하며 가정용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코로나19로 학교급식과 B2B(기업 간 거래) 공급물량은 줄었지만, 가정용 시장에서 이를 충분히 만회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닐슨코리아 기준 지난해 9월까지 국내 우유 소매시장에서 서울우유 점유율은 42.5%에 달한다. 

서울우유의 대표 제품으로는 흰우유 ‘나100%’와 ‘서울우유 가공유’, 아이 전용의 ‘앙팡’, 발효유 ‘비요뜨’와 ‘요하임’, ‘듀오안’, 냉장주스 ‘아침에주스’, 냉장커피 ‘스페셜티 카페라떼’와 ‘강릉커피’, 반려동물 전용 ‘아이펫밀크’ 등이 있다. 이 외에 스타벅스·맥심 에스프레소 TOP 컵커피 등 브랜드 냉장커피 제품도 서울우유가 생산·판매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백신 접종이 진행 중이지만, 올해에도 코로나19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비대면 소비가 빠르게 확산된 점을 감안해, 온라인 영업에 더욱 힘을 실어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초 자사몰인 ‘나100샵’ 운영팀과 마케팅팀, 영업팀 등 3개의 팀으로 구성된 별도의 이(e)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서울우유는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나100샵의 경쟁력을 키워 소비층을 최대한 확장하겠단 방침이다. 나100샵에는 멸균우유를 비롯한 우유류와 커피, 치즈, 펫밀크 등 주요 유제품과 굿즈, 선물세트를 주력으로 판매한다. 이 외에 쌀·한우와 같은 국산 농수축산물과 간편식, 홍삼, 마스크 등도 취급 중이다.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 프로모션 강화와 이커머스 특화 제품 개발도 나선다. 

유제품과 발효유, 주스 등 서울우유 주요 제품들이 진열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유제품과 발효유, 주스 등 서울우유 주요 제품들이 진열된 매장. (사진=박성은 기자)

양주신공장 가동도 올해 본격화한다. 약 6만평 규모(19만5700여 제곱미터·㎡)의 양주신공장은 2017년 4월 첫 삽을 뜬 후 지난해 5월 말 완공했다. 투자액만 3000억원에 달한다. 하루 원유처리능력이 1700여톤(t)으로, 단일 우유생산기지로는 아시아 최대 규모다. 현재 우유와 비요뜨 등을 생산 중이다. 서울우유는 양주신공장에 다품종 소량 생산설비를 도입하고, 1인가구 확대와 관련 니즈(Needs)에 공격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서울우유는 성장세가 가파른 가정간편식 사업에도 관심이 크다. 현재는 식사·간식 대용의 비요뜨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비요뜨는 토핑 요거트 시장 1위 브랜드다. 올 초 초코팝·초코크리스피 등 신제품을 내놓으며 라인업을 7종으로 확대했다. 견과우유죽·옥수수우유죽 등 간편 죽도 함께 운영 중이다.  

서울우유는 연내 1~2인 가구와 MZ세대 취향에 맞춘 맞춤형 간편식을 새롭게 출시해 상품군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건강기능식품 개발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 

문진섭 조합장은 임기 내 유업계 최초 매출 2조원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창립 84주년을 맞은 올 초 비전 선포식에선 세계 초일류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울우유 관계자는 “올해 온라인 채널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소비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이어가고, 프리미엄 우유 브랜드 강화 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내 유업계 1위를 넘어 글로벌 우유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박성은 기자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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