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우선주의·폐쇄성 짙은 중국…한국기업들 '쓴맛'
자국우선주의·폐쇄성 짙은 중국…한국기업들 '쓴맛'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3.0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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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이마트 등 유통업 고전…타 업종도 규제에 가로막혀
▲ 4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중국은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추진에 대한 보복을 가하기 전부터 한국 기업들에게는 불편한 시장이었다.

특히 유통은 중국 시장의 벽을 넘지 못하고 고전하고 있는 대표적 업종이다. 식품 등 타 업종도 중국 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까다로운 규제 등에 막혀 자리잡기 힘든 상황이다.

◇ 롯데 해마다 수천억 적자…이마트 점포 7개만 남아

중국으로 부터 집중적으로 공격받는 롯데의 경우 현재 중국 내 약 120개 유통 계열사 점포(백화점 5개·마트 99개·슈퍼 16개)를 운영하고 있다.

현지 롯데 유통 계열사들의 연 매출이 2조5000억원에 이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는 해마다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보며 '밑지는 장사'를 하는 게 현실이다.

5일 롯데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사업에서 롯데백화점은 830억원, 롯데마트가 1240억원에 이르는 영업손실을 각각 냈는데, 이 적자 가운데 80~90%가 중국 사업에서 발생했다.

롯데마트가 2008년부터, 롯데백화점이 2011년부터 중국에 진출한 지 거의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리를 잡고 흑자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세계 계열 이마트의 상황도 비슷하다. 1997년부터 중국 시장을 두드렸지만, 20년 가까이 '쓴맛'을 보고 점포 정리를 통해 현재 중국 현지에 고작 7개 점만 남았다.

한국 홈쇼핑업체의 상당수도 중국 진출에 대거 나섰다가 재미를 거의 보지 못하고 최근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로 방향을 틀었다.

CJ오쇼핑 정도가 2003년 8월 중국 최대 미디어그룹 SMG(상하이미디어그룹)과 합작 형태로 '동방CJ(東方CJ)' 홈쇼핑을 설립한 뒤 지난해 취급고(거래액)가 1조원을 넘어서 그나마 '성공' 사례로 꼽힌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공통으로 지적하는 중국 시장 실패 요인은 중국의 폐쇄성과 해외기업에 대한 배타적 태도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중국은 민족주의 성향과 '자국 우선주의'가 매우 강하다"며 "어느 지역에서 외국계 점포의 장사가 잘되면 바로 옆에 로컬(중국 현지) 브랜드 점포가 여럿 생겨 포위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전했다.

◇ 식품 등 타 업종, 관시 문화·까다로운 규제 걸림돌

식품업계도 중국 진출에 전력투구하고 있지만 역시 쉽지 않은 도전이다.

많은 기업이 중국 특유의 '관시(關係)' 문화와 폐쇄성 등을 뚫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일단 중국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거쳐 진입에 성공했지만, 지나친 규제에 막혀 좌절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식품은 통관 절차 등 까다로운 규제로 피해를 보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스터피자,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롯데리아, 할리스커피 등 여러 국내 외식업체들도 중국에 진출했다.

외식기업들은 '짝퉁' 브랜드 등 상표권 침해, 중국 정부의 외국 기업에 대한 배타적인 법률 및 업무 관행 등 애로가 작지 않았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중국 당국에서 요구하는 환경, 소방, 위생 기준에 부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까다롭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