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선양 단둥롯데마트 결국 영업정지… 롯데·교민 불안↑
中 선양 단둥롯데마트 결국 영업정지… 롯데·교민 불안↑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3.04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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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영사관·롯데百 주변 경찰차 배치까지…中 정부는 '모르쇠'
▲ 중국 랴오닝(遼寧)성 선양(瀋陽) 소재 롯데백화점 광장에 경찰차량(사진 왼쪽 밑부분)이 배치된 모습.ⓒ연합뉴스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에 대한 상품 불매운동이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롯데마트가 잇따라 문을 닫거나 영업 정지까지 당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여전히 공식적으로는 반한 조치 등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4일 롯데와 중국 교민사회에 따르면 북·중 접경 지역인 랴오닝성 단둥시 소방국은 최근 실시한 단둥 롯데마트에 대한 소방점검에서 일부 소방법 위반사항이 확인됐다며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지난 3일에는 랴오닝성 선양(瀋陽) 소재 롯데백화점 앞에서 중국인 10여명이 '친구가 오면 좋은 술을 대접하고, 승냥이·이리가 오면 사냥총을 준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든 채 "롯데가 사드를 지지하니 당장 중국을 떠나라"라는 구호를 외쳤다. 선양에선 처음으로 롯데 불매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선양 롯데의 관계자는 "지금으로선 우리가 보복에 맞서 대응할 마땅한 방법이 없다"면서 "'롯데가 주도적으로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 내 반(反) 롯데·반한(反韓) 감정이 커지면서 롯데사업장은 물론이고 교민사회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동북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성의 통칭)의 중심도시인 선양은 롯데가 2008년부터 '선양 롯데타운 프로젝트'를 가동해 총 3조원에 걸친 투자로 쇼핑몰, 호텔, 아파트 등 16만㎡ 규모의 사업장을 마련하고 있는 곳이다. 

특히 선양에 짓고 있는 롯데월드 테마파크는 본격 운영 시 일자리 수만개를 창출해 중국인들을 대거 고용할 것으로 지역언론에서 추산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부지 제공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양에선 처음으로 롯데 불매 시위가 벌어지는 등 지역 반한감정이 나타나기 시작해 각 사업장 관계자와 교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

선양시 공안국도 반한감정 고조에 따른 불상사에 대비해 같은 날 오후 롯데백화점 부근 도로에 경찰순찰차와 가동차량 1대씩를 배치하고, 약 5㎞ 거리에 있는 주 선양 한국총영사관 인근에도 순찰차 2대, 롯데마트 입구에도 1대를 배치했다.

이처럼 롯데 측의 피해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불매 운동 자체를 부인하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중국에서 발생하고 위법이라면 사법기관이 조사를 진행할 것이지만 소위 말하는 반사드 운동이나 폭력 운동은 절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여유국이 3일 한국 여행 주의보를 내린 게 사드 문제와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유관 상황을 잘 모르겠다"면서 "중국 측은 한중 간 교류 협력에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민의에 기초하고 여론의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