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권오준 2기 체제'…대내외악재 걸림돌
포스코 '권오준 2기 체제'…대내외악재 걸림돌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2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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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의혹 해명·미국 보호무역 등 과제 남아
▲ 권오준 포스코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 10일 2017 철강산업계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건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포스코 권오준 회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3년간 '권오준 2기 체제'로 들어선다.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부딪힌 악재가 과제로 남았다.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 해소와 미국 트럼프 정부의 '자국우선주의' 체제 등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 4년 만에 '1조클럽' 복귀 등 재성장 이끌어

포스코는 25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개최한 이사회에서 권 회장을 최고경영자(CEO) 후보로 주주총회에 추천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한차례 이사회를 더 남기고 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큰 변수가 없다면 권 회장의 연임이 거의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산업의 글로벌 공급과잉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도 강력한 구조조정과 원가 절감, 새로운 먹거리 창출로 회사를 오히려 재성장의 길로 이끌었다는 점 때문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년 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깜짝 실적'을 냈다. 증권가에서는 4분기에도 전 분기만큼은 아니더라도 호조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014년 3월 권 회장이 취임할 당시 포스코의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철강업계가 글로벌 공급과잉으로 타격을 입으면서 포스코 역시 2012년부터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10년 11.6%에 달했던 영업이익률은 2012년 5.7%로 반 토막이 났고, 부채비율은 2008년 65.2%에서 2013년 84.3%로 늘었다.

이에 권 회장은 취임 후 지난해 3분기까지 계열사와 자산 모두 98건의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수익성이 높은 월드 프리미엄(WP) 제품 판매를 늘리면서 경쟁력을 키웠다.

결국 지난해 3분기 포스코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애초의 기대를 뛰어넘는 1조343억원으로, 4년 만에 '1조 클럽'에 복귀했다.

◇ '최순실 게이트' 의혹 등 대내외 악재 걸림돌

하지만 대내외적으로 직면한 악재 상황은 권 회장이 다음 임기에서 풀어야할 과제이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 관련 의혹 해명이다.

박영수 특별검찰팀은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2014년 권 회장의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특검팀은 지난 23일 김응규 전 포항스틸러스 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권 회장의 선임과 관련된 경위 등을 조사했다.

김 전 사장은 2013년 11월 포스코가 정준양 전 회장의 후임 선임을 위해 설치한 '승계 협의회'에 참여했던 인물이다.

특검팀은 김기춘 전 비서실장과 최씨가 권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밀었고, 김 전 실장은 조원동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권오준 카드'를 지시했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진행될 검찰 수사에서 권 회장이 의혹을 제대로 벗지 못한다면 포스코 전체의 위기가 될 수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어 업계 전반의 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재협상에 들어가면 자동차 강판용 아연도금 강판을 연간 90만t 생산하는 포스코 멕시코 법인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현지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밝힌 점은 철강 수요를 늘리면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CEO추천위는 권 회장에게 비철강사업 분야의 개혁방안, 후계자 육성 및 경영자 훈련 프로세스 활성화 방안 등을 차기 CEO 후보가 풀어야 할 과제로 제시했고, 권 회장은 차기 임기 중 이를 추진키로 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