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상 첫 파업 위기…노조, 쟁의찬반 투표율 벌써 '80%'
삼성전자 사상 첫 파업 위기…노조, 쟁의찬반 투표율 벌써 '80%'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3.1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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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하루만에 79.88%, 찬성률 80% 목표…4월5일까지 투표
지난해 '반도체' 한파에 영업익 84% 감소…15년만에 최저치
전국삼성전자노조 관계자들이 19일 서초사옥 앞에서 쟁의 찬반투표를 독려하고 있다.[사진=전국삼성전자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 관계자들이 19일 서초사옥 앞에서 쟁의 찬반투표를 독려하고 있다.[사진=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가 창사 이래 첫 파업 위기에 놓였다. 삼성전자 노동조합 조합원들의 쟁의행위 찬반투표율이 하루만에 8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54분 기준 쟁의 찬반투표 참여율은 79.88%다. 투표권을 가진(조합비를 납부한 노조원) 1만6562명 중 약 1만3229명이 참여한 것이다. 투표는 전날(18일) 사측과 최종교섭 결렬 후 오후 5시부터 시작됐고 투표 종료일은 4월5일이다.

전체 조합원의 절반 이상이 찬성할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 측은 쟁의 찬반투표 찬성 80%를 목표로 잡았다.

삼성전자 노사의 올해 임금협상은 지난해와 병합해 이뤄졌다. 삼성전자 사측은 최종적으로 △임금 인상률 5.1%(기본 3%+성과 2.1%) △고정시간외수당 기준 17.7시간에서 16.5시간으로 축소 △장기근속휴가(10·20년·30년 각 10일) 등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성과급 제도개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사측이 지난해 병합 조건으로 합의했던 ‘휴가제도 개선안’도 제시하지 않아 쟁의상황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휴가, 성과급 지급제도가 만족할 만큼 개선되면 임금 인상률 5.1% 제안도 받을 수 있었다”며 “(사측은) 지난해 적자라고 주장하는데 그럼에도 임원진은 인당 2억5000만원씩 나눠가졌고 직원들에겐 아무것도 주지 않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전 대표인 김기남 전 부회장이 HBM은 개발할 필요가 없다고 해서 못했다”며 “한사람의 잘못된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경영에 참패하고 있는데 김 전 부회장은 퇴직금을 포함 172억원을 가져갔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시장 한파로 15년 만에 최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258조9400억원으로 전년대비 14.3% 줄었고 영업이익은 6조5700억원으로 84.8% 감소했다.

노조가 쟁의 찬반투표를 마치고 파업에 돌입할 경우 삼성전자 설립 55년 만의 첫 파업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1969년 창사 이후 한 차례도 파업을 겪지 않았다. 노조는 지난 2022~2023년에도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에 쟁의권을 확보했지만 쟁의찬반투표를 진행하지 않았다. 다만 노조는 사측과의 대화채널을 열어 놓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또다른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는 기술사무직 노조가 최근 ‘2024년도 임금 및 단체협상 개별교섭 상견례’를 요구하는 공문을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는 올해 협상엔 전임직 노동조합처럼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의 참석을 요청한 상태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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