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주총데이' "반도체 갈 길 바쁜데"…주주들, 노조 파업우려
'삼성주총데이' "반도체 갈 길 바쁜데"…주주들, 노조 파업우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3.20 22: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전자 한종희 "성실하게 소통, 파업하지 않게 노력"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주주들이 노조 파업 가능성에 우려를 표했다. 반도체 경쟁력 회복 등 경영정상화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노조리스크 현실화는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20일 경기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선 “노조 설립 후 노사 관계 악화로 파업 위기를 맞은 것 아니냐”는 주주질문이 나왔다. 주주들은 경영진에게 “파업에 어떻게 대처하냐”고 물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에 대해 “언제나 대화의 창을 열어두고 성실하게 소통에 임해 노조가 파업에 이르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런 노력에도 노조가 파업할 경우 노동관계 법령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경영 생산 차질을 최소화할 계획”이라며 “상생 노사관계 구축을 최우선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주총 이틀 전인 18일 사측과 마지막 교섭결렬 후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돌입했다. 사측은 최종적으로 임금 인상률 5.1%를 비롯해 장기근속휴가 확대, 창립기념일 20만 포인트 지원, 난임휴가일수 확대, 임신 중 단축근무기간확대 등을 제시했다.

그러나 노조는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할 제도적 문제(성과급)와 2023~2024년 임금협상 병합조건으로 걸었던 휴가제 개선 약속 불이행 등으로 쟁의상황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지난 18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 찬반 투표에 돌입했고 19일 오후 4시30분 기준 투표율은 80.24%를 기록 중이다. 투표 종료일은 4월5일이다.

노조는 조합비 1억원을 투입해 삼성전자 주요 사업장과 신라호텔, 서초사옥 등에서 사측의 임금 교섭을 비판하는 트럭 시위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업계 일각에선 이에 대해 “노사가 경쟁력 강화에 전력투구 해야지 휴가를 늘릴 시기가 아니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1분기 흑자 전환될 전망이지만 HBM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점유율 상승은 정체됐고 파운드리 사업도 적자를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미국 중국에 이어 일본까지 가세해 요동치는 상황”이라며 “임직원이 합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경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한국 대기업은 임금이 157.6% 인상된 반면 일본은 오히려 6.8% 하락했다. 경총 관계자는 “대기업이 무리한 임금인상을 지속할 경우, 임금 격차 및 이중구조 문제가 심화돼 다양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삼성과 같은 고임금 대기업일수록 임금인상을 최대한 자제하면서 청년일자리 확대와 중소협력사 경영여건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