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패션업계가 해외시장 확장에 속도를 낸다. 한국 토종 브랜드 위상이 높아지며 중국,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까지 K패션을 향한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LF, 한섬 등 대형 패션기업들은 주력 브랜드 위주로 해외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또 프랑스 파리 등 세계 패션 중심지에서 플래그십 스토어와 쇼룸을 오픈하고 브랜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우선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브랜드 ‘준지(JUUN.J)’를 중심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준지는 샤넬 수석 디자이너였던 고(故) 칼 라거펠트도 즐겨 입었으며 래퍼 카니예 웨스트, 리한나도 팬으로 알려진 대표 K패션 브랜드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배우 티모테 샬라메와 젠데이아 콜먼이 영화 ‘듄: 파트2’ 내한 기자간담회에서 준지 의상을 입어 화제를 모았다. 

현재 준지는 중국·프랑스 등 전 세계적으로 130여개 매장에 입점해 홀세일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특히 준지는 지난달 프랑스 파리 패션위크에서 에펠탑 근처 차고 건물에서 100미터(m)에 가까운 런웨이를 구성해 공업·산업화 시대의 분위기를 살리면서 미래풍의 컬렉션을 제안했다. 준지는 지난 2021년부터 매년 두 자릿수 이상 매출 신장률을 올리고 있다. 특히 해외사업의 경우 최근 3년(2021년~2023년) 평균 성장률은 30~40%다.

LF는 대표 브랜드 ‘헤지스(HAZZYS)’, ‘마에스트로(MAESTRO)’, ‘던스트(DUNST)’ 등을 내세워 글로벌 영토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헤지스는 2007년 중국, 2013년 대만, 2017년 베트남 등 아시아에 진출하면서 해외에서 브랜드 영향력을 키웠다. 그 결과 중국 500여개, 대만 20여개, 베트남 9개 등 점포를 확보했다. LF 관계자는 “지속적인 유통망 확대를 검토하고 기존 남성복·여성복에 이어 골프웨어와 액세서리 라인까지 카테고리를 넓혀 헤지스만의 토털 패션을 중국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성복 브랜드 마에스트로는 2022년 9월 베트남 호치민에 첫 매장을 열었고 지난해 12월 하노이로 지역을 확대했다. LF는 마에스트로를 글로벌 프리미엄 남성 패션 브랜드로 육성시킨다는 구상이다. 또 LF 자회사 씨티닷츠의 밀레니얼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2020년 이후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파리 쇼룸을 2022년부터 재개했다. 동시에 뉴욕 쇼룸까지 추가로 운영해 유럽과 미주 지역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파리, 뉴욕, 런던 등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 핫플레이스를 중심으로 브랜드 노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 기업 한섬은 오프라인 영업망 구축으로 글로벌 패션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한섬은 이를 위해 오는 6월 전 세계 패션의 중심지 프랑스 파리에 ‘시스템·시스템옴므’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스템·시스템옴므는 국내 토종 패션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지난 2019년부터 파리패션위크에 11회 연속 참가하며 글로벌 인지도를 쌓아왔다. 특히 단독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5년간 4000명 이상의 글로벌 패션·유통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2000종 이상의 글로벌 전용 제품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섬 관계자는 “시스템·시스템옴므 파리 글로벌 플래그십 스토어를 시작으로 유럽·북미 등 해외 럭셔리 백화점에 단독 매장을 오픈하는 등 글로벌 영업망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정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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