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㉛]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
[갑진년 금융권 CEO 경영전략㉛]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3.04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업금융 명가 재건'으로 '시중은행 순이익 1위' 목표 달성
중견·중소기업과 동반성장…'위비프렌즈'로 MZ 고객 소통 강화

2024년 갑진년 한 해도 대한민국 경제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이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한국 역시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고금리 부담은 남아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우려도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은행을 필두로 금융권에 대한 정부의 고통 분담과 윤리 경영 강화 요구는 거세질 전망이다. 은행 등 모든 금융권이 실적 개선과 건전성 강화 그리고 내부통제 확립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공통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이에 눈앞에 쌓인 난제 해결을 위한 금융권 CEO의 경영 전략을 집중 조명한다. <편집자 주>

지난해 시중은행 중 유일한 역성장 오명을 쓴 조병규 우리은행 은행장은 올해 '시중은행 순이익 1위' 목표 달성을 통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7월 취임 당시 천명한 '기업금융 명가 재건'과 함께 자산관리 영역은 물론 MZ세대(1980년생초~2000년생초)와의 소통 강화로 순이익 1위 목표를 가시화한다는 계획이다.

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은행 순이익은 2조5159억원으로 전년(2조8922억원) 대비 13.0%(3763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에 따른 1조원에 달하는 충당금 적립과 지난해 4분기 2758억원 규모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이자 환급 프로그램 여파지만,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이에 조 행장은 올해 차별화된 기업금융 확대를 통해 반전을 꾀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취임 당시 조 행장은 "'기업금융 명가'로서 차별화된 서비스로 시장을 선도하고 기업과 동반성장 해 나가자"며 "중소기업 특화 채널을 신설해 중소기업 지원을 강화하고 새롭게 성장하는 유망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기업금융 영업력을 극대화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실제 최근 은행권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100.1%)이 세계 최고 수준까지 치솟자, 기업금융 확대에 열을 내고 있다. 

기업금융은 대출뿐만 아니라 수신과 여신, 외환, 연금 유치 등 다양한 부문에서 영업력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7월 도입된 가입자 동의 하에 별도 운용 지시가 없어도 사전에 지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확산되며 은행이 주로 운용하는 확정급여형(DB형) 적립금도 느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42조54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3%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함께 큰다'는 전략으로 중견·중소기업 지원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앞서 지난달 29일 우리은행은 한국무역보험공사와 '특별출연 및 보증·보험료 지원을 통한 수출패키지 우대금융'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중소·중견 수출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300억원의 자금을 특별출연했다.

이를 통해 무역보험공사 보증료를 1회, 2000만원 한도 내에서 특별 지원하고 해당 보증서를 담보로 대출 시 금리 1%를 감면해 준다. 또한 수출 환가료, 수출입 외국환 송금 수수료, 신용장 개설과 통지 수수료 등 금융 수수료도 우대해 준다.

지난달 26일에는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와 손잡고 금융권 처음으로 운용하는 디지털 공급망 금융 플랫폼 원비즈플라자를 메인비즈(MAINBiZ) 인증 기업에 무료로 개방했다. 

이밖에도 조 행장은 '투체어스 W(Two Chairs W) 부산' 개점을 통해 '부산지역 자산관리 1등 은행'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투체어스 W는 우리은행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 브랜드다. 영업 현장에서 검증된 프라이빗뱅커(PB) 지점장을 이용자 접점에 전진 배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아울러 조 행장은 2019년 사라졌던 우리은행 대표 캐릭터 '위비프렌즈'를 6년 만에 복귀시키며 우리금융그룹 전체를 대표하는 캐릭터로 육성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금융권 캐릭터 1위 자리를 되찾겠다는 계획이다.

조 행장은 "올해는 우리가 준비한 영업 동력을 바탕으로 확실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라며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조기에 완수하고 지속 가능한 개인금융 경쟁력 확보와 아시아 No.1 글로벌 금융사 도약 등 전략에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