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보이 청산’ 팔 걷어붙인 이재명 “후배들에게 길 터달라”
‘올드보이 청산’ 팔 걷어붙인 이재명 “후배들에게 길 터달라”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2.13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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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진 등 중진에 불출마 요구… 월권 행위 논란도
하위 20% 명단 통보 임박...친명 대 친문 갈등 확산 전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자료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진급 인사에게 총선 불출마를 직접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른바 ‘시스템 공천’을 둘러싼 신뢰에 또 다시 균열이 발생했다. 여기에 이번 주 중 하위 평가 20%에 속하는 현역 의원들을 상대로 개별 통보가 이뤄질 전망이어서 이들의 행보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3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가 경기 광주을 출마를 선언한 문학진 전 의원 등 일부 중진급 인사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총선 불출마를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직접 중진급을 대상으로 불출마를 요청한 배경과 관련해 “선배인 중진급 후보자들이 새로운 후배들에게 정치입문의 길을 터달란 당부의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 쇄신 의지가 강하다”며 “소위 말하는 ‘올드보이’ 청산에 대한 의지도 있다”며 “문 전 의원은 대선 때 이 대표와 관계가 있는 ‘친이재명(친명)계 정치인’으로 분류되는 만큼 친명 후보자조차도 그런 정치 쇄신의 의지 대상자로 삼고 소통한 걸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스템 공천’을 강조했던 이 대표가 당장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업무에 관여했단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대해 해당 관계자는 문 전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광주을 지역구는 현역 임종성 의원의 불출마로 전략 지역구로 지정됐다며 “전략 지역구로 선포되는 순간 공관위는 손을 떼는 것이다. (이 대표가) 공관위 업무에 관여했단 지적은 일리가 있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공천 과정에서 촉발된 이른바 ‘친명-친문재인(친문)’ 갈등은 잠정 소강상태다.

지난 12일 이 대표가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서울 중-성동갑 지역구 불출마를 요청했단 한 언론의 보도에 당이 곧바로 정정보도를 요청하고 홍익표 원내대표도 같은 날 내홍과 관련해 “매우 소모적”이라며 “일단락 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친명-친문 구분하는 게 정말로 어렵다”며 “에너지를 너무나 소모하고 낭비하는 행위다. 나도 이 대표와 웃으면서 ‘나의 정체성의 뭔가’라고 얘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위 평가 20%를 기록한 현역 의원을 상대로 이른바 ‘컷오프’(공천 배제)가 이뤄질 경우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은 다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공천 불복 인사들이 제3지대로 향할 가능성도 열려있는데다 민주당 주도의 비례위성정당 창당 과정에서 이른 바 '의원 꿔주기' 행태도 재연될 것으로 보여 민주당 탈당 러시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