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24년간 몸담은 민주당 떠난다… 새로운 정치세력 만들 것”
이낙연 “24년간 몸담은 민주당 떠난다… 새로운 정치세력 만들 것”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1.11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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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노무현 정신 사라져…‘1인-방탄 정당’ 변질”
다당제·분권형 대통령제 제안…“원칙과상식 의원들과 협력”
민주당 129명 의원 “희생 한 번 없이 모든 영광 누리고 탈당”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11일 민주당을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4년 동안 몸담았던 민주당을 벗어나 새로운 위치에서, 새로운 방식으로 대한민국에 봉사하는 새로운 길에 나서기로 했다"며 “극한의 진영대결을 뛰어넘어 국가과제를 해결하고 국민생활을 돕도록 견인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했다. 당내 비판자와 저의 지지자는 2년 동안 전국에서 '수박'으로 모멸 받고, '처단'의 대상으로 공격받았다"며 '이재명 대표 체제'를 정조준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정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전례 없는 퇴행과 난맥을 계속하고 있다”며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 확실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는 ‘검찰공화국’을 거의 완성했고 민주당은 스스로의 사법 리스크로 ‘검찰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검찰독재’와 ‘방탄’의 수렁에서 헤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전 대표는 후목불가조(朽木不可雕, 썩은 나무로는 조각할 수 없다)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며 제3지대 신당을 창당해 총선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거대 양당이 진영의 사활을 걸고 극한투쟁을 계속하는 현재의 양당독점 정치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온전하게 지속될 수 없다”며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개헌을 거쳐 분권형 대통령제를 도입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이 전 대표는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하셨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의 동지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의 탈당 선언에 강득구·강병원 의원 등 민주당 129명 의원들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김 전 대통령의 정신을 져버린 것은 이 전 대표”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이 전 대표는 5선 국회의원과 전남지사를 지냈고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이자 민주화 이후 최장수 국무총리였다. 단 한 번의 희생도 없이 이 모든 영광을 민주당의 이름으로 누리고 탈당한다”고 꼬집었다.

친노무현(친노)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두 분의 정신과 민주당의 역사를 욕되게 하지 마라”며 이 전 대표의 탈당을 비판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