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투자' 500대 기업 절반 "계획 수립도 못했다"
'2024 투자' 500대 기업 절반 "계획 수립도 못했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12.0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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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투자계획 미정기업 비중 11.7%p 증가
투자수립 확정기업 중 확대 비중 15.3%p 증가
500대 기업 2024년도 투자계획.[이미지=한경협]
500대 기업 2024년도 투자계획.[이미지=한경협]

국내 500대기업 절반 가량이 내년 투자계획을 아직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투자계획 수립기업 중 내년 투자 확대를 전망한 기업 비중은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4일 한국경제인협회에 따르면,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131개사)의 49.7%는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투자계획 없음도 5.3%로 나타났다.

투자계획 수립기업(45.0%) 대상으로 내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61.0%)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또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28.8%)할 것이라는 응답은 축소(10.2%) 응답보다 많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투자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11.7%p(포인트) 증가했다.

다만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투자확대 응답 비중은 같은 기간 15.3%p 늘었다. 반면 축소 응답기업 비중은 9.0%p 줄었다.

한경협은 이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이 지속됨에 따라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다”며 “그럼에도 지난해보단 많은 기업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내년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를 꼽았다. 그외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지목했다.

반면 내년 투자축소 또는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미정 포함)은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이유로 꼽았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은 고금리 지속(33.6%)이 가장 많았다. 이어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으로 조사됐다.

한경협은 “물가가 최근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한은의 목표물가 수준(2.0%)을 상회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업 투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기가 회복돼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 3개사 중 1개사(32.8%)가 2024년 하반기로 응답했다. 2025년은 19.8%(상반기 15.3%+하반기 4.5%), 2024년 상반기는 12.2%로 나타났다.

현재 기업들이 투자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시설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28.8%)로 조사됐다. 그 외 △ESG 규제와 관련 지원 부족(18.1%) △신산업 진입 규제(14.0%) △R&D·시설투자 지원 부족(13.7%) 등이 투자 애로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들은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 △금리 인하(28.8%)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22.6%) 등 자금사정 개선대책을 주문했다. 이어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18.3%), 금융지원 확대(12.7%)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 불확실성 지속과 실적 부진 등 경영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작년에 비해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은 우리경제에 고무적 조짐으로 해석된다”며 “투자심리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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