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정찰위성 발사 성공, 러 도움 있었을 것”(종합)
국정원 “北 정찰위성 발사 성공, 러 도움 있었을 것”(종합)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1.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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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위 보고 “러, 발사체 데이터 분석결과 北에 제공 정황"
국방위서 9·19합의 효력정지 놓고 여야 공방..‘군사대결’ 우려
신원식 "북, 군사합의 효력정지 빌미로 도발하면 강력 응징"
박덕흠 국회 정보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덕흠 국회 정보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이 지난 21일 북한의 제3차 정찰위성(만리경-1호) 발사와 관련해 “발사체의 성공은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23일 국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전했다.

국정원은 그 배경으로 "김정은-푸틴 회담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발사체 자체를 지원하겠단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점이 있다"며 "회담 이후 북한이 설계도 및 1, 2차 발사체와 관련된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그 분석 결과를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단, '러시아 도움을 받은 정황 이외에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이 있느냐'는 질문엔 "구체적으로 확인된 것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찰위성) 발사가 성공적이었고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측의 정찰위성 추가 발사 여부에 대해선 "정찰위성은 올해 안에 추가 발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 발사는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위성의 궤도 진입 후 괌 소재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포함한 미군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2차 정찰위성 발사 실패 때 수거한 잔해물을 분석한 결과 당시 탑재된 위성은 소위 정찰위성으로 가치 있는 '서브미터'급이 되지 않는 위성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새로운 인공위성의 발전 속도는 통상 3년 정도 걸리는 걸 감안하면 북한이 괌 사진을 촬영했다는 그 영상을 공개하지 않는 한 인공위성의 역량을 파악할 수 있는 상황은 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에 참석한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지 않고 있고 내용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며 평가 절하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 정찰위성 발사 관련 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국방위에선 여야 의원들이 정부가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다음날 9·19 군사합의의 효력을 일부 정지한 것을 두고 대립했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이날 북한 9·19 군사합의의 완전한 파기를 선언했단 점을 언급하며 “우방국과의 군사적 협력 강화를 도모하는 국방부의 행보는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해서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9·19 군사합의는 무능하게 맺은 굴종적인 조약”이라며 “(민주당이) 북풍 운운하고 있는데 합의 이후 북한이 도발한 게 몇 회나 되는가. 이게 다 북풍 조작을 위해 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전면적인 파기 상태가 되면 직접적 군사대결이 고조되는 것 아닌가”라며 "너무 호전적“이라고 정부의 조치를 비판했다. 같은 당 김병주 의원은 ”(9·19 합의에서) 비행금지구역을 정해 북한이 까막눈이 됐는데 지금 북한이 눈을 뜨게 만든 것“이라며 ”접경지에서의 북한 무인기·드론 활동이 아주 활발해질 것이고 주기적으로 드론 공격이 시작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를 빌미로 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미 전개된 미 항모강습단 전력이 참여하는 한미 연합훈련을 시행할 예정이라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탐지자산인 이지스함과 탄도탄 감시레이더를 추가 운용하고, 요격자산인 모든 패트리엇(PAC)과 천궁-Ⅱ가 전투대기에 들어가는 등 감시 및 대응태세를 강화했다고 국방위에 보고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