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대 중견기업, 엔데믹에 희비교차…제주항공 '날고' 씨젠 '지고'
500대 중견기업, 엔데믹에 희비교차…제주항공 '날고' 씨젠 '지고'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8.2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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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영업익 5조9067억…전년대비 20% 감소
IT전기전자 60% 이상 축소, 자동차부품 성장
500대 중견기업 상반기 실적.[이미지=CEO스코어]
500대 중견기업 상반기 실적.[이미지=CEO스코어]

올 상반기 국내 상장 중견기업들의 실적 희비가 엇갈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 반도체 업황 부진 등으로 IT전기전자 업종 영업이익은 60% 이상 감소한 반면 운송, 자동차·부품 업종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특히 코로나 엔데믹(풍토병) 선언으로 여행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이 급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진단 키트 업체인 씨젠의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20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장 중견기업의 영업이익은 5조906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0.0%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국내 500대 중견기업 중 이달 16일 기준 반기보고서를 제출한 497개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다만 이들 중견기업의 영업이익 감소폭은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 감소폭보다는 훨씬 낮았다. 올 상반기 국내 500대 기업의 영업이익은 48조3770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2.6% 급감했다. 대기업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중견기업의 2배를 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이들 중견기업의 매출은 114조7456억원에서 114조5391억원으로 0.2% 감소했다.

업종별로 보면, 반도체 한파 등으로 인해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 감소폭이 가장 컸다. 올 상반기 IT전기전자 업종의 영업이익은 6284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4.9% 줄었다. 반도체 업황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반도체 대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았고 그 충격파가 중견기업들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석유화학 업종의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38.4% 줄어든 634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어 △철강·금속·비금속(-3113억원·33.1%↓) △제약·바이오(-2596억원·41.3%↓) △생활용품(-2043억원·29.8%↓) △의료기기(-436억원·26.9%↓) △유통(-350억원·27.1%↓) 등도 영업이익이 크게 줄었다.

반면 코로나 엔데믹 전환으로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운송 업종은 지난해 영업 적자에서 올해 큰 폭의 흑자로 돌아섰다. 올 상반기 운송 업종의 영업이익은 3491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흑자 전환했다.

자동차·부품 업종도 영업이익이 대폭 개선됐다. 지난해 상반기 2689억원에서 올해는 6203억원으로 130.7% 증가했다. 이어 △서비스(2024억원·27.8%↑) △조선·기계·설비(81억원·2.2%↑) △식음료(2억원·0.1%↑) 업종 등도 영업이익이 늘었다.

기업별로는 제주항공의 영업이익 증가폭이 가장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제주항공의 영업이익은 953억원으로, 전년 동기 -1346억원에서 흑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티웨이항공도 -685억원에서 102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 엔데믹으로 국내외 항공 수요가 폭발한 덕을 톡톡히 보았다.

항공사 뿐 아니라 호텔·리조트 업체인 아난티의 실적도 크게 개선됐다. 올 상반기 아난티의 영업이익은 17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43.7% 증가했다. 특히 아난티는 1년 새 분양 수익이 크게 늘면서 올 상반기에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어 △파라다이스(1201억원·흑자전환) △다원시스(767억원·흑자전환) △와이지엔터테인먼트(499억원·323.3%↑) △JYP Ent.(443억원·101.9%↑) △HSD엔진(406억원·흑자전환) △빙그레(363억원·160.3%↑) △카프로(342억원·적자축소) 등도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코로나 팬데믹의 대표 수혜주였던 씨젠은 올 상반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씨젠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2127억원에서 올 상반기 마이너스(-)23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불소화합물 제조사인 후성도 지난해 상반기 830억원의 영업 흑자에서 올 상반기 205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이어 △인탑스(-938억원·88.7%↓) △심팩(-744억원·81.8%↓) △원익IPS(-695억원·적자전환) △동화기업(-694억원·적자전환) △주성엔지니어링(-624억원·95.6%↓) △위메이드(-590억원·적자확대) △티에스이(-548억원·적자전환) △한미반도체(-519억원·79.7%↓) 등도 영업이익 감소세를 보였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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