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그룹 83곳 오너일가 주담대 1조5000억…방시혁 10위권
중견그룹 83곳 오너일가 주담대 1조5000억…방시혁 10위권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10.18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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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대비 31.4% 증가…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 비중 최대
중견그룹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금액 상위 20명.[이미지=CEO스코어]
중견그룹 오너일가 주식담보 대출금액 상위 20명.[이미지=CEO스코어]

국내 주요 중견그룹 오너일가가 보유 주식을 담보로 받은 대출 금액이 1조5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공정자산 2조원 이상 중견그룹 103곳 중 상장 계열사가 1개 이상 있는 83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 9월말 기준 오너일가의 주식담보 대출금액(계열관계사 담보제공 제외)은 1조478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주식담보 대출금액 공시가 의무화된 지난 2020년 말(1조1256억원) 대비 31.4%(3532억원) 늘어난 수치다.

대출액 기준으론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가 가장 많았다. 한미약품은 보유주식 대비 담보주식 비율도 85.9%로 전체 2위에 오를 만큼 비중이 높았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이 167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송영숙 한미약품 회장은 1317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사장(720억원, 6위)과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680억원, 7위)도 순위권에 집계됐다.

이밖에 △이화경 오리온그룹 부회장(938억원)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894억원) △김원우 NICE 이사(785억원) △윤상현 한국콜마홀딩스 부회장(575억원) △현정은 현대 회장(524억원) △방시혁 하이브 의장(495억원)이 담보대출 액수 기준 10위권에 들었다.

담보주식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LT그룹(94.9%)으로 나타났다. LT그룹 오너일가의 담보주식 비율은 2020년 말 85.1%였으나 3년여 새 9.8%p(포인트) 증가했다.

LT그룹 오너일가 개인별 담보주식 비율은 김기병 롯데관광개발 회장이 97.5%, 김 회장의 배우자인 신정희 동화면세점 대표가 100%, 자녀인 김한준 롯데관광개발 대표 100%, 김한성 동화면세점 대표 65.7%로 각각 집계됐다.

오너 일가가 보유주식의 절반 이상을 담보로 제공한 그룹도 9곳(LT‧한미약품‧코스맥스비티아이‧NICE‧한국콜마‧현대‧조선내화‧파라다이스‧동아쏘시오)에 달했다. 오너 일가 보유주식에 대한 담보 비중이 높다는 것은 해당 기업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배력이 그만큼 공고하지 못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지난달 기준 주식담보 비율 상위 10개사는 한미약품(85.9%), 코스맥스비티아이(75.7%), NICE(74.2%), 한국콜마(70.0%), 현대(66.9%), 조선내화(55.7%), 파라다이스(52.4%), 동아쏘시오(52.0%), 한일홀딩스(45.3%) 등이었다.

한미약품, 조선내화, 파라다이스, 동아쏘시오 4곳은 주식담보 비율이 2020년 당시 50% 미만이었으나 3년 새 절반을 넘겼다. 반면 2020년 주식담보 비율이 50%를 넘었던 한일홀딩스는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2020년 대비 오너일가의 주식 담보 비율이 가장 크게 증가한 그룹은 한미약품이다. 2020년 33.6%에서 올 9월 85.9%로 52.3%p나 늘었다. 그 외 10%p 이상 늘어난 그룹은 풍산(19.6%p↑), 이지홀딩스(16.5%p↑), 화승(15.0%p↑), 동아쏘시오(14.9%↑) 등 8곳이다.

같은 기간 주식담보 비율이 가장 크게 감소한 그룹은 한진중공업홀딩스다. 2020년 96.1% 달했으나 올 9월에는 주식 담보가 전혀 없었다. 이어 티케이지태광(75.9%p↓), KISCO홀딩스(31.9%p↓), 무림(26.9%p↓), HLB(19.0%p↓) 등 7곳이 10%p 이상 감소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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