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총차총] KT 김영섭, 출범 초읽기…안정화·쇄신 과제
[현총차총] KT 김영섭, 출범 초읽기…안정화·쇄신 과제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8.18 0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8년 LG맨' 김영섭, 30일 임시주총서 KT 대표선임 예정
그룹 요직 거친 재무전문가, 인사 조직개편·안정화 과제
부실 해외사업 정리, 쇄신 목적 새 평가시스템 도입 예상

재계는 현재 오너경영 ‘1.5세대’로 불린다. 무게를 잡던 총수 ‘아버지 세대’와 스킨십경영의 40~50대 ‘젊은 총수’들이 공존하며 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신아일보는 ‘현재총수’와 ‘차기총수’로 불리는 이들을 하나로 합친 <현총차총> 코너를 마련했다. 그주 이슈를 몰고 온 오너가(家)를 조명하고 이에 맞춘 미래 경영전략을 살펴보는 코너다. 이번주는 ‘차기총수’로 떠오른 KT 김영섭 대표이사 후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자.
김영섭 KT 대표이사 후보자.

KT가 9월부터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아 경영정상화에 돌입할 전망이다. 지난 3월 구현모 전 KT 사장의 대표직 사임 후 약 6개월만이다. 김 전 사장은 LG그룹에서 38년간 ‘재무통’으로 활약한 경력을 바탕으로 조직개편과 쇄신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오는 30일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안건을 상정한다.

KT CEO 선임 의결 기준이 ‘참여 주식 60% 찬성’으로 비교적 높지만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양대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와 ISS가 김 후보의 대표이사 선임안건에 찬성했기 때문이다.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은 외국계 주주들의 의사결정에 큰 영향을 끼친다. 외국계 투자자들이 보유한 KT 지분비율은 약 43%에 달한다.

특히 김 후보는 그동안 정부·정치권의 지적 대상인 ‘KT 내부 이권 카르텔’과 무관하고 경영 능력도 입증됐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반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부분 LG에서 경영경력을 쌓아온 재무통이다. 1984년 LG 전신인 럭키금성상사에 입사한 뒤 △LG 회장실 감사팀 부장 △LG 구조조정본부 재무개선팀 부장 및 상무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장·솔루션사업본부장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역임했다.

또 2016년부터는 LG CNS 대표에 오른 뒤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과를 냈다. 그가 대표로 재임한 기간 LG CNS의 매출은 4조원대로 올라섰고 영업이익은 2015년 839억원에서 2022년 3854억원으로 증가했다.

KT 노동조합(제1노조)도 김 후보에 대해 “국민기업 KT의 지속 성장을 이끌 적임자”라며 지지의사를 밝혔다.

출범이 코앞인 KT 김영섭호의 첫 과제는 조직정비다. KT는 지난해 말 CEO 선출절차에 돌입한 뒤 생긴 잡음으로 8개월간 임원인사도 실시하지 못했다. 일각에선 김 후보가 외부에서 온 인물인 만큼 대대적인 구조조정 가능성을 점친다. 반면 KT의 경영실적이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당장 대규모 인력감축은 실시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KT는 올 2분기 매출 6조5475억원, 영업이익 576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7%, 25.5% 성장했다.

다만 실적부진이 지속된 일부 계열사들은 정리대상에 오를 수 있다. KT 르완다 법인 KTRN이 대표적이다. KTRN은 이석채 회장 시절인 지난 2013년 KT와 르완다 정부가 공동 설립한 합작사다. 설립 후 올 상반기까지 누적 적자만 2830억원에 달한다.

김 후보는 KT의 조직쇄신을 위해 새로운 인사평가 시스템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다. 그는 LG CNS 대표 시절인 2019년 ‘기술 역량 레벨’ 평가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직급·나이 상관없이 역량이 뛰어난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가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