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윤경림 CEO 후보사퇴…경영공백 '비상'
KT 윤경림 CEO 후보사퇴…경영공백 '비상'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3.2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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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CEO 선출 원점, 재선임까지 수개월
‘임시직’ CEO 직무대행, 비전 제시 못해
KT 사옥.[사진=KT]
KT 사옥.[사진=KT]

윤경림 KT 사장의 대표이사(CEO) 후보직 사퇴로 KT 경영공백이 현실화됐다. KT는 조기 경영안정화에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지만 후보자 선출 방식부터 다시 정해야 되는 상황이다.

28일 KT에 따르면, 윤 사장은 정기 주주총회를 4일 앞둔 지난 27일 KT 이사회에 CEO 후보 사퇴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지난 22일 KT 이사진과 조찬 간담회에서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사들의 만류에 숙고를 거듭하다 사퇴를 확정했다. 윤 사장은 “주요 이해관계자들의 기대 수준을 넘어서는 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새로운 CEO가 선출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사퇴이유를 밝혔다. 윤 사장의 후보직 사퇴로 31일 주총에서 상정예정이었던 서창석 네트워크부문장과 송경민 경영안정화TF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도 자동 폐기된다.

업계는 윤 사장이 결국 정권의 압박을 이겨내지 못했다는 해석이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KT 차기 CEO 선출에 지속적으로 관여해왔다. 당초 KT 이사회는 현 CEO인 구현모 사장을 단독 심사해 후보자로 올렸지만 국민연금 등 반발에 차기 CEO 선임 프로세스를 공개경쟁 방식으로 전환했다. 이후 구 사장이 후보자군에서 사퇴하면서 볼멘소리도 줄었지만 KT 출신으로 압축된 후보군 발표에 이어 윤 사장이 최종 후보로 선정되자 논란이 다시 점화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KT 내부에서는 구현모 대표가 수사 대상이 되자 갑자기 사퇴하면서 자신의 아바타인 윤경림을 세웠다”고 비판했다. KT 이사회는 △윤석열 대선캠프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고 △KT스카이라이프 대표로 윤 대통령 충암고 동문을 내정하는 등 현 정권과 코드 맞추기에 나섰지만 이들 모두 자리를 거절했다.

물론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주주총회에서 반대표를 던져도 승산은 있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정치권의 과도한 개입에 KT주가가 하락했다며 윤 사장을 지지했다. 또 한국ESG기준원, 글래스루이스, ISS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회사들도 윤 사장의 CEO 선임에 찬성을 권고했다.

다만 경영행보가 순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시민단체 ‘정의로운사람들’이 현 KT 대표인 구 사장과 윤 사장을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한 사건을 공정거래조사부에 배정했다. 임기 내내 검찰 수사로 압박받을 가능성이 컸다.

KT는 “조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윤 사장의 CEO 후보직 사퇴로 한동안 KT 경영공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구 사장과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이 CEO 직무대행을 맡을 수 있지만 임시직에 불과한 만큼 장기 비전을 제시하긴 힘들다. CEO 후보자 선임 기준도 다시 세워야 해 재선임까지 수개월이 걸릴 수 있다.

CEO 후보 선임 절차를 진행할 KT 이사회도 불안정하다. KT 이사회 내 사외이사 6명 중 3명의 임기는 이번 정기주총까지다. 주총에서 이들의 임기를 1년 연장하는 안건이 상정되지만 재선임을 장담할 수 없다. 안건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외이사는 3명으로 줄어든다. 이들만으로도 CEO 후보를 추천 할 수 있지만 정당성 문제가 재차 불거질 수 있다. 김규식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회장은 “대표이사 추천 이전에 먼저 이사회 독립성, 특히 사외이사의 독립·전문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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