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돈맥경화-⑫<끝>] '후발주자' 카카오페이증권, 해외서 반등 모색
[증권사 돈맥경화-⑫<끝>] '후발주자' 카카오페이증권, 해외서 반등 모색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5.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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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한 건전성, 수익성 '글쎄'…플랫폼 차별화 전략 드라이브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신아일보 DB)

지난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를 시작으로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돈맥경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가득하다. 정부와 금융당국, 유관기관의 노력으로 회복되는 양상이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근심은 여전하다. 증권사별 건전성과 활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카카오페이증권은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리테일을 강화하고 있지만 전체 수익성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는 데다, 핀테크 증권사와의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난해 4월부터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정식 서비스했지만 한 발 늦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모회사 카카오페이가 인수하는 미국 증권사 시버트를 통한 시너지를 기대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풀이된다. 

◇출범 3년…유동성 개선했지만 여전히 성장통

카카오페이증권은 공식 출범 3년차를 맞았지만 실적은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증권의 지난해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자산수익률(ROA)는 -22.0%, -6.2%로 전년(-13.2%, -2.5%) 대비 각각 8.8%포인트(p), 3.7%p 줄었다. 올해 3월 기준 ROE와 ROA는 각각 –21.3%, -6.3%로 제자리걸음이다.

ROE는 자기자본 대비 이익을 얼마나 많이 회수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며 ROA는 총자산 대비 이익회수 규모를 판단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자기자본비율은 전년(22.2%) 대비 13.1%p 상승한 35.3%로 집계됐다. 이는 금융회사 권고치(8% 이상)를 상회하는 기록이다.

이 밖에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1540.9%로 전년(1160.2%) 대비 380.7%p 올랐다. 이는 당국 권고치(100% 이상)를 15배 이상을 기록한 수치다. 유동성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39.9%로 16.0%p 개선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를 인수하는 가운데, 이승효 대표를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美 시버트 인수…이승효 중심 사업 다각화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이승효(1979년생, 44세) 대표를 중심으로 더딘 실적 성장세를 개선하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김대홍 대표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아 카카오페이증권을 이끌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같은 해 12월말 임기가 만료되면서 올해부터 단독 체제로 전환됐다.

이 대표는 오라클과 페이팔, 삼성전자 등을 거쳐 카카오페이에서 프로덕트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이후 지난해부터 카카오페이증권을 이끌어오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해외주식 서비스 등에 뛰어들기 위해 미국 종합 증권사 시버트를 인수한다.

(왼쪽부터)김대홍,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공동 대표가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증권)
(왼쪽부터)김대홍, 이승효 카카오페이증권 공동 대표가 5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카카오페이증권)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번 인수를 통해 단기적으로 해외주식 서비스와 미국 내 주식 브로커리지 기능 결합을 통한 사업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사용자 중심 UI(사용자인터페이스)·UX(사용자경험)를 갖춘 카카오페이증권 MTS와 시버트의 미국 주식 주문 시스템을 결합해 새로운 해외 주식 거래 솔루션을 동남아 월렛 파트너사를 비롯한 해외 핀테크 기업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차별적인 투자 관련 플랫폼 서비스를 미국 현지에서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카카오증권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국내에서 리테일 서비스가 없는 B2B(기업 간 거래) 중심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카카오페이증권으로 탈바꿈해 대고객 서비스에서 혁신을 만들어냈다”며 “같은 맥락으로 미국에서도 일반 투자자들을 위한 혁신을 시작으로 글로벌사업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MTS에도 다양하게 서비스를 접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 종목별 토론방과 ‘고구마 줄게 주식 다오’와 같은 게이미피케이션(게임화) 접목 프로모션 등을 MTS에 추가했지만 경쟁사(토스증권)보다 MTS를 늦게 선보였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이를 이겨내기 위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인수와 주선 등 홀세일 사업으로도 활로를 넓혀 수익성을 다각화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신용거래 이자율 프로모션과 해외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율 인하 등 주식서비스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금전적 혜택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2023년에도 주식서비스 이용에 대한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고 주식 투자가 일상생활에서 더 쉽고 편하게 접하는 투자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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