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돈맥경화-⑩] 하이투자증권, 주력 '부동산' 중심 리스크 관리 총력
[증권사 돈맥경화-⑩] 하이투자증권, 주력 '부동산' 중심 리스크 관리 총력
  • 이민섭·박정은 기자
  • 승인 2023.05.1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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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E 전년比 12%p 하락…레고랜드발 채무 불이행 사태 여파
지난해 1100억원 이상 '충당금' 적립…포트폴리오 다각화

지난해 레고랜드 채무불이행 사태를 시작으로 증권사의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2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돈맥경화를 우려하는 시선이 가득하다. 정부와 금융당국, 유관기관의 노력으로 회복되는 양상이지만,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만큼 근심은 여전하다. 증권사별 건전성과 활로를 살펴봤다. <편집자 주>

하이투자증권은 홍원식 대표 체제 1년 차에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지표가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 증권가에 불어 닥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의 충당금을 적립해 미래를 도모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올해도 끝나지 않는 금융시장 리스크 관리를 위해 만전을 기하는 동시에 그간 약점으로 지목됐던 IB(기업금융) 부문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수익구조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부채비율 상승, 자본비율 소폭 하락

14일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자기자본이익률(ROE), 총자산이익률(ROA) 등 수익성 지표는 3.3%, 0.4%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1.9%포인트(p), 1.4%p 떨어진 수치다.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사진=신아일보DB)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 (사진=신아일보DB)

하이투자증권은 그간 부동산 금융에서 강점을 보였지만, 지난해 말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한 레고랜드발 채무 불이행 사태 여파로 관련 시장이 휘청거린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상승했고, 순자본비율과 자기자본비율 등은 소폭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부채비율을 최근 3년간으로 확대해 살펴보면, 2019년 793.0%에서 2020년 832.0%로 39.0%p 상승했지만 2021년 696.9%로 135.1%p 크게 내렸다. 하지만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721.4%로 지난해 말 대비 24.5%p 상승하며 상위 15개사 평균(704.1%)을 웃돌았다.

또 다른 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대비 0.4%p 하락한 12.2%로 집계됐다. 해당 지표를 최근 3년으로 확대해도 △2019년 11.2% △2020년 10.7%(전년比 0.5%p↓) △2021년 12.6%(1.9%p↑) 등으로 증감을 반복하는 모습이지만 금융회사 권고치(8% 이상)를 상회했다.

이 밖에 순자본비율은 △2019년 412.5% △2020년 519.9%(107.4%p↑) △2021년 552.1(32.2%p↑)% 등으로 3년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말 530.7%로 21.4%p 하락했다. 다만 당국 권고치(100% 이상)를 유지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의 유동성비율은 긍정적이다. 해당 지표는 신용분석적인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다. 기업이 보유하는 지급능력, 또는 신용능력을 판단하기 위해 사용된다.

하이투자증권의 유동성비율은 2019년 122.2%를 시작으로 △2020년 123.1%(0.9%p↑) △2021년 127.1%(4.0%p↑) △2022년 130.2%(3.1%p↑) 등으로 매년 상승세다.

◇IB부문 ‘조직개편’ 격상…리테일도 강화

하이투자증권은 올해도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잔존한 상황에서 주력 사업 부문인 부동산 금융 부문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서는 한편 IB 부문 사업 강화를 통한 수익 구조 안정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하반기 이슈였던 부동산 금융 분야와 관련해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이용우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하이투자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채무보증 규모는 1조2826억원으로 자기자본의 93.4%에 이른다.

채무보증은 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할 경우에 대신 갚겠다고 다른 기업이 보증하는 일이다.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이에 따라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1100억원 이상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했다.

충당금은 차기 이후 지출할 것이 확실한 특정비용에 대비해 미리 그 이전에 각 기간의 대차대조표 부채항목에 미리 계상하는 금액이다.

또 하이투자증권은 올해 정기조직을 개편하면서 각 사업 리스크 사후관리 집중과 강화를 위해 리스크 본부 내 별도 사후관리 부서를 신설했다. 이를 위해 사후 관리 전문가로 알려진 오주환 실장을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하이투자증권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추진하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해 정기조직 개편으로 고유재산운용 부문 확대를, 올해에는 전통IB 부문의 추가 확대를 위해 IB본부를 2개 부문으로 격상하는 한편 중소기업금융본부와 대기업솔루션본부 등을 신설하는 등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은 전통IB 부문의 지속적인 영업 확대를 통해 이달 중 2년여 만에 플라스틱 시트 제조사 ‘진영’의 코스닥 상장 주관에도 나선다.

이 밖에도 이달 4년 만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전면 개편하면서 리테일 시장 확대에도 드라이브를 걸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의 최대 강점 사업인 부동산 금융 이외에 사업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수익 구조 안정화를 도모한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다양하고 유용한 서비스도 지속 확대해 관련 사업 규모를 확장해 나가 수익 구조 안정화를 이뤄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minseob2001@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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