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전기차 24조 배팅…윤 대통령 앞에서 '약속'
현대차 정의선, 전기차 24조 배팅…윤 대통령 앞에서 '약속'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04.1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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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톱3 도약…2030 글로벌 364만대 생산…총31종 라인업 구축
기아 전기차 전용공장 국내 첫 신설…2025년 하반기 양산, 연 15만대 확장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퍼포먼스를 마친 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퍼포먼스를 마친 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 도약을 꾀한다. 앞으로 8년간 국내에만 24조원을 투자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 등 선순환을 촉진한다.

현대차그룹은 11일 경기도 화성시 오토랜드(AutoLand)화성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을 갖고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자리엔 윤 대통령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송호성 기아 사장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기업들이 혁명적 전환에 발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R&D, 세제 지원 등 정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을 지금의 5배로 높여 우리나라를 ‘글로벌 미래차 3강’으로 도약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아의 전기차 전용공장은 현대차 그룹이 29년 만에 국내에 새로 짓는 공장이자 2030년까지 계획한 국내 전기차 분야 ‘24조원 투자’의 첫걸음”이라며 “현대차 그룹이 세계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정부도 원팀으로 뛰겠다”고 말했다.

우선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2030년 151만대(수출 92만대)로 확대하고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을 364만대로 계획했다.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과 함께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전환 등을 추진한다.

특히 현대차그룹에서 구축하는 전기차 생산 공장내 산업용 로봇 등은 국산 지능형 로봇으로 설치돼 설비 국산화율이 99%에 달한다. 공장 설비 투자비의 대부분은 국내 기업으로 돌아가 국내 경제 및 국가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및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한다.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전용 플랫폼 제품 라인업 다양화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PE(Power Electric)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AER) 증대 기술 개발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상품성을 강화한다. 

전기차의 원천적인 성능 향상을 위해 차세대 플랫폼 확보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 개발할 계획이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한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적극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4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E-pit)’를 선보였고 지난해 4월 전기차 충전 서비스 플랫폼(E-CSP)’을 론칭했다. 올해 상반기 중 충전 인프라 품질검증센터(E-CQV)를 설립해 표준화된 평가체계를 구축하고 안정적인 충전기 품질 확보에 노력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의 계열사 한국전기차충전서비스는 도심의 부족한 초고속 충전 수요를 해소하기 위해 2025년까지 초고속 충전기 3000기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1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기아는 올해 EV9, 현대차는 2024년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이다.

◇29년만 국내 완성차 공장 기공, 국내 최초 신설 전기차 전용 공장

기아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국내 처음 신설하는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국내 완성차 제조공장 건설은 1994년 현대차 아산공장을 기공한 후 29년 만이다. 약 3만평의 부지에 1조원 규모를 투입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했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연간 15만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경기도 화성시 기아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전기차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기아의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은 미래 혁신 제조기술을 대거 적용하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기아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E-FOREST) 기술로 효율화와 지능화도 추구한다.

먼저 기존 자동차 제조 공장들의 일관적인 컨베이어 시스템에 옵션장착장(CELL)을 도입한 ‘셀 방식’을 통해 다양한 고객 맞춤형 차량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의 대량생산 방식인 컨베이어 시스템과 첨단 지능형 공장 기반 셀 시스템을 융합해 다품종 유연생산이 가능한 혁신적인 생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한 차량 제조 과정 중 도장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유해물질을 저감하는 건식부스를 운영한다. 자연채광 활용과 제조 공정 축소 등 탄소 배출량을 기존 공장대비 약 20% 저감해 저탄소, 친환경 공장으로 구축된다.

아울러 머신러닝,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설비 자동화로 △차량하부 도장품질 검사 자동화 △글라스, 엠블렘, 로고 등 부품 장착 자동화 △실시간 자동측정 품질 데이터 분석으로 차체 실시간 자율 보정 장착 등 혁신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중량물 작업이나 사람이 위를 보면서 작업하는 공정에 자동화를 추진하며 공장 상부 개방감을 높이고 저소음 설비를 적용해 인간 친화적인 공장 건설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기아는 이번 신설 공장에서 고객 맞춤형 전기차를 전용으로 생산할 예정으로 2025년 선 보일 목적 기반 모빌리티(Purpose Built Vehicle, 이하 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는 중형급 사이즈(Mid-Size)로 개발된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성인 키 높이에 이르는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까지 갖춰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는 중형 사이즈 PBV인 SW 론칭 이후에 일반 물류, 신선식품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오피스와 스토어로 활용이 가능한 대형 사이즈(Large-Size) PBV를 비롯해 소형 사이즈(Small-Size) PBV,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한 중형 사이즈 로보택시까지 제품 라인업을 늘려 나갈 방침이다. 

◇ 상생협력 프로그램 5조2000억 운영…부품업계 경쟁력 강화 

현대차그룹은 전동화시대에 부품업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부터 5조2000억원 규모의 ‘신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자동차산업 상생 및 미래차 시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새롭게 실시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하며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의 2‧3차 협력사에도 지원을 대폭 확대해 부품업계의 전동화 전환 가속에 선도적 역할을 하고 국내 자동차 산업의 질적 성장에 기여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협력사가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토대로 미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원자재 연동제를 확대 실시했다.

협력사와 함께 원자재가 조정주기 및 기준지표 등을 합의하고 원자재가 변동 시 납품가에 반영함으로써 협력사의 부담을 경감키 위해 지난해 현대차그룹이 300곳 이상의 1차 협력사에 부담하는 원자재 납품대금 인상분 약 3조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금리 및 환율 인상으로 인해 1차 협력사보다 더 큰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는 23차 협력사가 수익성을 유지하고 부품을 원활히 공급할 수 있도록 ‘공급망 안정화 기금’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1000억원의 재원을 출연하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은 지원 대상 모집 및 선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은 기금 관리 및 집행을 담당한다. 기금은 올해 상반기에 전액 집행될 예정이다.

또한 협력사의 자금 유동성을 위해 ‘사업다각화 지원 펀드’를 도입한다. 친환경차 부품 개발 등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내연기관차 부품 협력사는 펀드를 통해 시중 금리 대비 저렴한 금리로 경영 자금을 빌릴 수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23차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더욱 확대하고자 ‘대출이자 지원 펀드’를 마련했다. 기존에 운영 중인 2·3차 협력사 전용 대출펀드에 1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총 2000억원 규모로 운영 중이다.

담보 부족이나 대출 한도 초과로 인해 금융권 대출이 어려운 2·3차 협력사를 위한 ‘대출 신용보증 프로그램’도 올해부터 실시한다. 현대차그룹은 신용보증기금과의 신용 보증을 통해 협력사가 보다 긴요하게 자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250억원씩 출연해 ‘공동투자 R&D 기금’을 마련하고 자동차 부품 및 인프라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협력사를 지원한다.

미래 신사업 전략 수립 및 신규 아이템 발굴을 희망하는 협력사에 외부 경영 컨설팅을 제공하고 현대차그룹의 글로벌상생협력센터(Global Partnership Center) 교육 과정을 통해 협력사 임직원이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에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전기차 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국내 전기차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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