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쿠팡 대구FC'서 미래 물류 패러다임 봤다
[르포] '쿠팡 대구FC'서 미래 물류 패러다임 봤다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3.02.07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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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만㎡ 규모 '아시아 최대'…AGV·소팅봇·무인지게차 최첨단기술 접목
직원 업무량 65% 감소…"혁신 DNA 전파, 테스트베드·전진기지 역할"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 전경[사진=쿠팡]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 전경.[사진=쿠팡]

쿠팡이 아시아권에서 가장 크고 최첨단 물류 기술과 시스템이 도입된 대구풀필먼트센터(대구FC)를 공개했다. 물류센터는 유통기업의 심장과 같다. 쿠팡의 물류센터 공개는 2010년 창립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그만큼 대구FC에 대한 강한 자신감이 드러났다.  

쿠팡은 지난해 3월 연면적 33만제곱미터(㎡·약 10만평), 지하 2층에서 지상 10층 규모의 대구FC를 개소했다. 축구장 46개를 합한 크기다. 지난 3일 방문한 대구FC는 길목에 들어서기 전부터 외관이 보일 만큼 거대했고 가까워질수록 그 규모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대구FC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반의 자동화 혁신기술과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쿠팡의 물류 노하우가 집약된 곳이다. 1000여대 이상의 무인운반로봇(AGV)과 수백대의 소팅봇(sorting bot·분류로봇), 수십대의 무인지게차(driverless forklift) 등을 단일 물류센터 기준 국내 최대 수준으로 갖췄다. 쿠팡은 이 같은 시스템이 구축된 대구FC 건립을 위해 320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강정훈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전무는 “대구FC는 쿠팡이 지금껏 쌓아온 투자와 노력을 살펴볼 수 있는 곳”이라며 “오늘은 쿠팡의 혁신기술을 소개하고 커머스의 미래로 쿠팡이 믿고 있는 비전을 공유하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쿠팡 대구 풀필먼트 센터 전경[사진=쿠팡]
쿠팡 대구FC 7층에서 상품의 진열과 집품 작업을 자동화한 '무인운반로봇(AGV)'을 만날 수 있다.[사진=쿠팡]

7층 AGV 존부터 살폈다. AGV는 수백개의 제품이 진열된 최대 1000킬로그램(㎏) 선반을 들어 바닥에 부착된 QR코드를 따라 이동해 직원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GTP(goods to person) 방식이다. 별도의 조종 없이도 AGV가 알아서 선반을 찾아 작업장에 있는 직원에게 옮기는 자체가 신선한 충격이었다. 직원은 자신의 자리에서 선반에서 고객이 주문한 상품만 꺼내기만 하면 된다. 업무단계가 65% 감축된 만큼 직원 수고가 줄어든 것이다.

이어 5층 RC센터로 내려갔다. RC센터는 판매자로부터 대량으로 상품을 납품 받아 보관하는 장소다. 특히 이곳에서는 무인지게차가 팔레트 위 상품을 보관공간으로 옮기는 역할을 한다. 상품 입고는 직원이 처리하지만 각 공간으로 이동시키는 건 무인지게차 몫이다. 이때 경로는 무인지게차에 설치된 스캐너가 기둥과 벽에 있는 QR코드를 인식해 탐색한다. 사람 하나 없는 곳에서 지게차만 움직여 업무를 수행한다는 게 신기했다. 지게차와 관련된 사고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준성 물류지원팀 오퍼레이션 매니저는 “물류센터에서 지게차로 상품을 옮기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RC센터는 일반 작업자와 동선이 철저히 분리된 작업구역에서만 무인지게차가 작동돼 작업자의 안전사고 발생위험을 완전히 차단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대구FC에는 직원이 누르는 버튼 한 번으로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주는 '무인 지게차'가 있다.[사진=김소희 기자]
쿠팡 대구FC에는 직원이 누르는 버튼 한 번으로 알아서 대용량 제품을 옮겨주는 '무인 지게차'가 있다.[사진=김소희 기자]

1층에서는 오토 배거(자동 포장기기)로 포장을 완료한 상품을 배송지별로 분류하는 소팅봇 존을 구경했다. 소팅봇은 최대 8㎏의 상품을 운송할 수 있는 장비로 작업자가 상품을 소팅 봇 접시 위에 올리면 운송장 바코드를 오버헤드 스캐너로 인식한 후 단 몇 초 만에 분류한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량을 65% 줄였다. 게다가 충전할 때가 되면 소팅봇이 알아서 충전소로 이동한다고 해 놀라웠다.

쿠팡은 대구FC를 시작으로 높은 품질의 물류 서비스와 안전한 근로환경 제공을 위해 노력한다는 포부다.

강정훈 전무는 “대구FC는 사람과 AI가 공존하는 미래형 물류센터”라며 “쿠팡의 디지털 기술은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작업 강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다. 나아가 물류산업을 노동집약 기반에서 고부가가치 기술집약 산업으로 향하는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구FC는 AI 자동화 물류 기술 기반으로 제주, 울산, 창원 등 전국 단위 로켓배송을 실현한다”며 “대구FC에서 검증된 기술들은 다른 지역 FC에도 적용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전국 쿠팡 물류센터에 혁신기술을 전파하는 테스트베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대구FC 1층에는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하면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는 '소팅 봇'을 만날 수 있다.[사진=김소희 기자]
쿠팡 대구FC 1층에는 상품 포장지에 찍힌 운송장 바코드를 스캐너로 인식하면 배송지별로 상품을 분류하고 옮겨주는 '소팅 봇'이 있다.[사진=김소희 기자]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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