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석정훈 건축사협회장 "하나 된 K-건축으로 세계화 이룰 때"
[인터뷰] 석정훈 건축사협회장 "하나 된 K-건축으로 세계화 이룰 때"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2.08.11 12: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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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의무가입 법 시행으로 업계 통합·역할 회복 계기 마련
'아름다운 건물보다 중요한 건 사회 문제 해결' 가치관 강조
석정훈 건축사협회장이 지난 10일 서울시 서초구 건축사회관에서 신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석정훈 건축사협회장이 지난 10일 서울시 서초구 건축사회관에서 신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천동환 기자)

석정훈 대한건축사협회장은 건축과 함께 살아왔다. 건축공학을 전공한 그는 서울시건축사회장과 건축사협회 부회장, 국제건축사연맹(UIA) 2017 서울세계건축대회 조직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나라 건축 발전에 힘써왔다. 2018년에 건축사협회장으로 취임했고 작년에 협회 55년 역사상 첫 연임에 성공했다.

지난 10일 서울시 서초구 건축사협회에서 만난 석정훈 회장은 건축사의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을 담은 건축사법 시행으로 건축계 대통합을 이뤄낼 계기를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건축사들이 뜻을 한 데 모아 국가와 국민이 요구하는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석 회장은 "건축사에게 아름다운 건물을 짓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 문제에 건축적으로 답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가치관을 바탕으로 국내 건축 경쟁력을 높이고 K-건축 세계화를 이룬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석정훈 건축사협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Q 건축사의 협회 의무가입을 규정한 건축사법이 시행됐다. 법 시행 의미와 이와 관련한 협회 계획은?

법 개정 취지에도 나와 있지만 건축사법은 건축사를 위한 법이기보다 사회와 국가가 요구하는 역할을 건축사가 더 잘 수행하도록 하는 장치다. 건축사가 하는 일은 공공의 영역에 있다. 건축사가 제대로 역할 할 때 공공 영역에서 제대로 성과를 낼 수 있고 이는 국가와 국민에 유익하게 작용한다. 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은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공공 영역에서 건축사가 해야 하는 일을 잘 수행하기 위해 차근차근 과제를 실행하겠다.

Q 다음 달 초 열리는 대한민국건축사대회는 어떤 행사인가?

특별한 의미를 가진 행사다. 건축사업계는 건축사협회 의무가입 개정에 따라 이전과는 다른 시대를 맞았다. 여기에 맞게끔 건축사들이 자세를 가다듬고 국가와 국민에 어떤 역할을 할지 다짐해야 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과거 어떤 대회보다 훨씬 더 중요한 행사다. 의무가입에 따라 건축사가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것이다. 이에 앞서 건축사 스스로 사회적 역할과 공공 의무 등을 다시 다짐하는 대회가 돼야 한다. 어느 대회보다도 의미가 있는 만큼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정훈 회장. (사진=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 (사진=건축사협회)

Q 도시의 기능이 변하면서 도시·건축 계획과 디자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건축사들은 어떤 도시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까?

각 지방자치단체에 도시계획위원회가 있다.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것인가 방향을 제시한다. 하지만 건축사가 참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세계 10위 경제 대국임에도 건축계 실상은 경제규모에 걸맞지 않다. 여기에는 제도적인 문제가 있다. 건축사가 정말 해야 할 기본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 주거 정책이 아파트 위주인 만큼 나머지 건축물이 소외된 느낌도 있다. 이런 점들을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들로 K-architecture(한국 건축)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아직 국내에서는 건축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가 없다. 프리츠커상이 추구하는 가치는 '인류에게 공헌하는 건축'이다. 아름다운 건물을 짓기보다는 사회 문제에 답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건축사는 청년 주거 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에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Q 최근 건설 현장 안전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안전 분야에서 건축사가 제대로 역할 하려면?

건축사가 온전히 현장에서 독립적인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공사 중지 명령을 할 때 시공사 측에서 감리자(건축사)를 법적으로 고발하거나 피해 보상을 요구하는 사례다. 감리자가 독립적인 위치에서 역할을 할 수 있게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사고가 터지면 법이 만들어진다. 단기 처방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진통제와 비슷하다. 문제를 치유하는 게 아닌 고통을 잠시 멈추는 역할뿐이다. 매번 법이 생기다 보니 건축 관련 법이 누더기다. 법을 만들어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을 순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효과가 없을 수 있다. 결국 감리자가 독립적 위치에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하고 건축·안전 관련 법을 근본적으로 개정해야 한다.

석정훈 회장. (사진=건축사협회)
석정훈 회장. (사진=건축사협회)

Q 건축물 심의 절차가 복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절차 간소화가 필요한 이유는?

건축사의 본래 역할은 허가나 심의를 받는 게 아니다. 설계를 잘해서 도시 환경을 좋게 가꾸고 건축주에게 좋은 건물을 만들어주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하지만 심의나 허가를 위해 대부분 시간을 낭비한다. 이렇다 보니 건축사의 능력이 심의와 허가를 빨리 받는 것으로 평가받는 왜곡이 발생한다. 건축사의 자존감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 결국 설계의 질이 낮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다. 건축사들이 온전히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기 위해 허가와 심의 절차 간소화가 필요하다.

Q 건축사협회장으로서 업계와 건축 발전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항은 무엇인가?

대한민국 건축과 도시는 건축사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인식을 건축사 자신도 하고 있지 않다. 자부심이 부족한 것이다. 국가와 국민도 이를 인식하지 못한다. 건축사의 위상과 지위를 높이고 건축계 대통합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여러 가지 사회 이슈에 대한 해답을 내놓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도 성실히 수행할 예정이다. K-architecture 세계화와 국내 건축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한 제도 개선에도 노력할 것이다.

석정훈 회장. (사진=천동환 기자)
석정훈 회장. (사진=천동환 기자)

seojk052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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