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카허 카젬, 후임 사장에 '불법파견 노사갈등' 바통 넘긴다
한국GM 카허 카젬, 후임 사장에 '불법파견 노사갈등' 바통 넘긴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2.04.1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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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노조, 특별교섭 중단 선언…불법파견 투쟁 계속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Kaher Kazem) 한국GM 사장. [사진=한국GM]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이 노사 갈등을 풀지 못한 채 한국을 떠날 전망이다. 한국GM은 비정규직 불법파견 관련 노사 간 특별교섭에서 대화하는 시늉만 했다. 그 사이 카젬 사장은 임기 종료를 앞두고 한국을 떠날 채비를 했다. 카젬 사장은 후임 사장에게 노사 갈등 과제를 안기게 됐다.

전국금속노조는 13일 한국GM 비정규직 문제 관련 노사 특별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지난달 3일 노사 상견례 이후 약 40일 만이다.

이번 교섭 중단 선언은 사측이 오는 30일부로 1차 하청업체 전체와 계약을 해지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이번 계약 해지 결정에 따라 부평공장 237명, 창원공장 82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개별로 해고 예고를 통보받았다.

노조는 이날 “한국GM이 금속노조와 교섭하자 했던 의도가 드러났다”며 “교섭 중이라는 이유로 대법원 선고와 형사 재판을 지연시키고 임의적인 범죄축소 목적의 제시안을 내는데 그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사측은 지난달 24일 3차 교섭 당시 1차 하청업체 소속, 직접 공정 근무자, 현재 재직자 등 조건을 갖춘 약 250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발탁 채용하겠다는 안을 제시했다. 노조가 제시한 △해고 노동자 전원 복직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요구안과 비교해 차이가 크다.

한국GM은 그동안 비정규적 근로자 불법파견 문제로 몸살을 앓았다. 카젬 사장 등 한국GM 임원 5명은 지난 2017년 9월1일부터 2020년 12월31일까지 한국GM 인천 부평·경남 창원·전북 군산공장에서 24개 협력업체로부터 근로자 1719명을 불법파견 받은 혐의로 지난 2020년 7월 기소됐다. 현재도 관련 재판을 받는 카젬 사장은 지난 2020년, 지난해 4월 법무부, 검찰로부터 출국 정지 조치를 받았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3일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대해 사측을 규탄하는 모습.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전국금속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3일 인천 한국GM 부평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GM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대해 사측을 규탄하는 모습. [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이 같은 법적 조치가 계속되자 한국GM은 지난해 11월 노조에 먼저 특별교섭을 제안했다. 이후 한국GM은 특별교섭을 이유로 대법원에 판견을 연기해달라는 취지의 요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GM은 특별교섭을 통해 법원에 정상참작을 바라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카젬 사장은 지난달 3일 받은 출국 정지 조치를 다시 받았다. 전날인 지난달 2일 카젬 사장이 오는 6월부로 중국 SAIC-GM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인사 발령난 지 하루 만이었다.

이후 카젬 사장은 지난달 법무부와 검찰로부터 받은 출국 정지가 해제됐다. 중국으로 발령받은 카젬 사장 출국길이 막히면 외국인 투자 유치, 한·미 동맹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산업계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GM은 노조와 특별교섭에서 소극적 태도를 일관했다. 노조는 지난달 10일 진행된 2차 교섭에서 사측에 요구안을 전달했다. 하지만 사측은 차기 교섭에서 내기로 한 제시안을 내지 않았다.

한국GM은 교섭이 진척되지 않는 동안 카젬 사장의 출국 정지 해제로 다음 사장 선임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다만 노조는 불법파견 관련 투쟁을 이어간다고 예고했다. 특히 노조 투쟁이 파업 등으로 이어질 경우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 후임 사장은 취임과 동시에 노사 갈등이란 과제를 안게 됐다.

노조는 “금속노조는 한국GM에 전달한 4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며 ”카젬 사장의 출국금지와 형사처벌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