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에 1천조원 부동자금 움직이나
기준금리 인하에 1천조원 부동자금 움직이나
  • 김현진 기자
  • 승인 2019.07.21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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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올해 미중 무역갈등으로 국내외 경제 상황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정부 규제가 이어지며 쌓여갔던 1000조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21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현금통화,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머니마켓펀드(MMF),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부동자금의 규모는 965조원이다.

3월 말 982조 1000억원에 달했던 시중 부동자금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 11월 말 932조4000억원까지 빠졌을 때와 비교하면 여전히 많은 수준이다.

정기예금 등에 머물며 약간의 이자를 받고 투자처를 물색하던 부동자금이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인해 수신금리도 내려갈 것으로 예상돼 본격적인 투자처를 찾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채권, 증시, 부동산, 금, 달러 등 여러 대안중 채권이 유망하다고 조언한다.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 가격은 올라간다. 한국은행이 하반기에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시장에 형성되고 있어 금리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은 올해 들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이다. 채권형 펀드의 설정액이 올해 들어서만 18조8000억원 증가했다. 주식형 펀드가 5조원 감소한 것과 대비되는 상황이다.

증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배경에 우리 경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탓이다.

이론적으로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지면 증시에 호재다. 하지만 2014년과 2016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렸을 당시 경기둔화 우려에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기준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 금리 인하로 이어져 그 자체로는 부동산 시장에 희소식이지만 정부 규제 때문에 그 실효성이 불투명하다.

금값은 여전히 높게 형성되며 연신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8일 KRX금시장에서 금 1그램(g)은 전날보다 580원(1.07%) 오른 5만458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금은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꼽히기 때문에 시장에 불안감이 확산되면 가격이 오르고 통상 금리와 반비례해 가격이 형성된다.

올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국내외 불안 심리가 고조되자 ‘금 사재기’ 현상이 생기기도 했다. 국민·우리·KEB하나·NH농협은행의 올 상반기 골드바 판매액은 448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71.3% 늘었다.

달러도 꾸준한 주목을 받고 있따. 원·달러 환율이 많이 오르긴 했지만 이젠 환차익을 노리기보다는 금융자산 배분 차원으로 접근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jhuy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