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대화 언급에 한반도 긴장완화 분위기… 靑 '예의주시'
美 대북 대화 언급에 한반도 긴장완화 분위기… 靑 '예의주시'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10.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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틸러슨 "북한과 2~3개 정도의 채널 열어두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 '외교적·평화적해결' 원칙과 궤 같아
트럼프 내달 아시아 순방 앞두고 나온 美입장 '주목'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한껏 고조된 한반도 긴장상황에 북한과 미국의 직접접촉 가능성이 감지되면서 청와대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북한과 미국간 '말의 전쟁'이 극으로 치달으면서 한반도 긴장 수위가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에서 북미간 접촉이 성사된다면 긴장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중국을 방문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과 회담한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 2~3개 정도의 채널을 열어두고 있다. 막후 직접 채널을 통해 대화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이 북핵 문제를 두고 대북 대화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살얼음 국면 속에서도 대북 대화를 위한 소통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틸러슨 장관이 중국을 통하지 않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직접 채널이라고 밝힌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양측 의지를 직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는 라인임을 짐작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 (사진=AP/연합뉴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단 한 번도 놓지 않았던 '한반도 문제의 외교적·평화적 해결' 원칙과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 아시아 순방을 앞두고 나온 미국 측의 입장으로, 트럼프의 의중이 반영된 것인지에도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1일 틸러슨 장관의 언급과 관련해 "한미 양국은 북한을 대화로 끌어내기 위해서 최대한 제재·압박이 필요하다는 원칙을 견지하면서 대북 접촉채널 유지 노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틸러슨 장관의 방중 메시지가 긴장해소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해석 아래 미국과 북한의 향후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또한 북한이 피겨 페어 부문에서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과 관련해서도 한반도 긴장완화 분위기가 감지된다.

물론 참가 여부는 북한 당국의 결정 사항이지만 북한의 태도 변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를 계기로 '평화 올림픽' 기대감도 조성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한반도 정세의 변곡점이 되리란 시각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방문에서 북한 문제가 최대 이슈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예정됐던 재래시장 방문을 취소하는 등 연휴 기간 공식일정을 축소했다. 이를 두고 현재의 엄중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