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출국… 野 “대국민 선전포고”
‘수사 외압 의혹’ 이종섭 출국… 野 “대국민 선전포고”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4.03.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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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외교·법무장관 탄핵 추진… ‘범인도피죄’ 윤 대통령 공수처 고발
與 “호주에 국방현안 많아… 공무수행 위한 것”
국방부 장관 시절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종섭 호주대사. (사진=연합뉴스)
국방부 장관 시절 아시아안보회의 참석차 출국하는 이종섭 호주대사. (사진=연합뉴스)

해병대원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단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일 호주 대사 부임을 위해 출국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즉각적인 임명 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외교부 장관과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방 현안을 고려한 인사”라며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권이 이 장관을 '도주 대사'로 임명하고 개구멍으로 도망시키는 일이 벌어졌다”며 “패륜 정권의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규정했다.

이어 “핵심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켜서 윤 대통령은 방탄에 성공했을지는 몰라도 결국 은폐·도피의 주인공이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결국 국민에게 증명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이 전 장관에 대한 호주대사 임명을 즉각 철회하고 그를 국내로 압송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 전 장관의 대사 임명과 출국에 관여한 관계자 전원을 직권 남용과 수사 방해 혐의로 고발 조치를 하겠다"며 "유관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관련된 내용을 따지고 법적 검토 이후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탄핵도 함께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죄 수사망이 좁혀올 때 외국으로 피신하는 것은 모든 범죄자가 꿈꾸는 환상의 도주 시나리오”라며 “국가가 고위 관직 주면서 앞장서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녹색정의당과 조국혁신당은 윤석열 대통령과 조태열 외교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범인도피죄 및 직권남용죄의 공모공동정범으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반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수사가 지난해 9월부터 활발하게 진행됐고 (이 전 장관이) 수사에 충분히 협조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며 “(대통령실이) 국방 관련 현안이 많은 나라로 그런 점을 고려한 인사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우호국의 대사 임명에 있어 무한정 공석으로 둘 수 없기에 더는 지체할 수 없는 상황에 내린 결정"이라며 “공직자로서 공무수행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