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정기선, 영업익 40% ↓…'조선·기계' 날았지만 '에너지' 발목
HD현대 정기선, 영업익 40% ↓…'조선·기계' 날았지만 '에너지' 발목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2.06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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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조선, 3년 만에 '흑자전환'…현대사이트솔루션 56%↑
정유 추락, 현대오일 영업익 78% 뚝…국제유가·정제마진 하락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사진=HD현대]

HD현대 정기선 대표이사가 부회장 직함을 달고 받은 첫 성적표가 업종별로 크게 요동쳤다. 조선·기계 분야에서 A학점을 받았지만 에너지 분야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HD현대는 6일 '2023년 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기준 매출 61조3313억원, 영업이익 2조31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대비 0.8% 증가한 수치로 2년 연속 60조원대를 달성했다. 친환경 선박 수주 증대에 따른 건조물량 증가와 신흥 및 선진시장을 중심으로 한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확대, 미국과 중동 등 전력기기 핵심시장 공략강화 덕분이다.

반면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0% 감소했다.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으로 정유 부문의 실적이 감소한 탓이다.

주요 사업별로 실적을 보면 조선·해양부문 중간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의 매출은 전년 대비 23.1% 증가한 21조2962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조원으로 3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수익성 위주의 선별 수주 전략에 따른 선가 상승분이 실적에 반영된 덕분이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HD현대중공업은 32.3% 늘어난 11조9639억원 △현대미포조선은 8.7% 증가한 4조391억원 △현대삼호중공업은 28.2% 증가한 5조9587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특히 현대삼호중공업은 전년대비 1604.5% 증가한 301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HD현대마린솔루션 매출은 1조4305억원으로 전년대비 7.2% 늘었다. 매출선박 부품서비스 사업 수주 호조세와 스마트 선박 운영 관리·자동화 솔루션 등 디지털 제어 사업 확대로 전년 대비 7.2% 늘어난 매출 1조430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1.9% 증가한 2015억원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 나갔다.

건설기계 부문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 매출은 전년대비 2.9% 늘어난 8조748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6% 늘어난 7242억원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 지역 수요가 감소했으나 판로 다각화를 통한 잠재 수요 확보, 판가 인상, 산업용·방산 엔진 수요 증가 등의 영향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갔다.

반면 에너지 부문의 HD현대오일뱅크는 국제유가 및 정제마진 하락 영향으로 매출 28조1078억원, 영업이익 6167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9.6%, 77.9% 감소한 성적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신사업 확대, 공정 최적화 등을 통해 대외 요인에 따른 실적 변동성을 줄여나갈 방침이다.

HD현대일렉트릭 매출은 전년대비 28.4% 늘어난 2조702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37% 증가한 3152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11.7%로 연간 기준 처음으로 10%를 상회했다. 전 세계 각국의 전력망 구축 수요 증가와 변압기 교체수요 도래에 맞춰 영업력 강화와 효율적인 생산 대응을 한 덕분이다.

HD현대 관계자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와 전쟁이 지속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선별 수주 전략과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양호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올해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정유 부문의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만큼 친환경 기술 개발과 수익성 제고 노력을 통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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