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치 키운 현대건설…여전히 아쉬운 수익성
덩치 키운 현대건설…여전히 아쉬운 수익성
  • 남정호 기자
  • 승인 2024.01.25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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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주택 성장세에 매출 29조원 돌파…2021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률은 되레 하락…올해 해외·국내 준자체사업 실적 기대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
서울시 종로구 현대건설 본사. (사진=신아일보)

현대건설이 3년 연속 매출 증대에 성공했다. 대규모 해외 현장이 본격적으로 공정에 착수하고 주택 부문도 성장세를 지속하면서다. 늘어난 매출에 지난해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상승세로 돌아섰지만 영업이익률이 하락하는 등 수익성은 여전히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해외 현장과 국내 준자체사업 실적 반영이 본격화하면서 올해도 현대건설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25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 매출액은 29조651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21조2390억원 대비 39.6%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1년부터 매년 외형을 키웠고 작년에는 지난 2011년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을 넘긴 바 있다.

영업이익도 전년 5749억원보다 36.6% 많은 7854억원을 기록하며 2019년(8597억원) 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사우디 네옴 러닝 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 공정이 본격화하고 샤힌 프로젝트와 국내 주택 부문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현저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22년 4분기 영업이익이 8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5% 줄어 이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지난해 수익성은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이다. 실제 이 회사의 작년 영업이익률은 2.65%로 전년 2.71%보다 0.06%p 내렸다. 

김선미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양호한 수주 실적에도 불구하고 동사의 더딘 수익성은 2020~2021년 원자재가 폭등 시기 분양 확대 여파, 지역·공종 다각화된 사업구조하에 특정 사업부 실적 개선 영향력 축소, 리스크 관리로 인한 현장별 수익성 격차 축소 등에 기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투자 업계는 올해도 현대건설이 해외 대형 플랜트 현장과 국내 준자체사업 실적 반영 등으로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전망했다.

김기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샤힌, 사우디 아미랄 등 2023년 플랜트 수주 현장 실적 기여 확대, CJ 가양동 부지를 비롯한 국내 준자체사업의 실적 반영을 통한 믹스 개선 효과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외형 성장 대비 더딘 원가율 개선과 일회성 비용 발생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원전, 풍력, 하이엔드주택, 전력 중개 거래 등 다양한 성장 동력 확보는 확실히 매력적"이라고 봤다.

한편 현대건설은 올해 핵심 분야 초격차 기술 확보와 에너지 밸류체인(가치사슬)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할 방침이다. 수주와 매출 목표는 각각 28조9900억원, 29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전력 중개 거래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에너지 그리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며 "수소·CCUS(탄소 포집·활용·저장) 등 지속 가능한 핵심기술과 최상의 주거 가치를 위한 미래형 주거 공간 건설기술을 내재화, 고도화해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south@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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