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음란물' 오너리스크 농기계 재벌 TYM…성장 발목 잡히나
'마약·음란물' 오너리스크 농기계 재벌 TYM…성장 발목 잡히나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3.02.2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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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벽산그룹 3세이자 최대 주주 막내아들 구속…장남도 재판 중
두 아들 각각 부사장·전무…김희용 회장 지분 증여, 승계구도 윤곽
TYM 로고. [제공=TYM]
TYM 로고. [제공=TYM]

국내 농기계 톱(Top)2 TYM(옛 동양물산기업)이 오너리스크에 휩싸였다. 이 회사 최대주주이자 임원인 막내 아들이 마약투약 혐의로 긴급 체포된 것이다. 부사장을 맡고 있는 장남도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TYM의 잇따른 오너리스크가 기업 성장에 발목을 잡진 않을지 우려가 나온다. 

26일 법조계, 농업계에 따르면 TYM 김희용 회장의 막내 아들이자 이 회사 제품총괄책임자(CPO) 전무가 ‘마약류 관리에 대한 법률’ 위반(향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받고 체포됐다. 해당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은 김 회장 막내 아들이 증거인멸 염려가 있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본보는 막내 아들 구속과 관련해 TYM의 공식 입장을 물었으나 별도의 설명은 듣지 못했다.  

앞서 김 회장의 장남이자 이 회사 부사장도 음란물 유포 등의 혐의로 재판을 진행 중이다. 장남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의 음란성 메시지 게시, 지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음란성 댓글 게시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벽산그룹 창업주 고(故) 김인득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김 회장은 2004년 벽산그룹으로부터 TYM을 계열 분리했다. 그는 슬하에 2남1녀 세 남매를 두고 있다. 이들은 벽산그룹 3세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 보유 주식 1096만9470주를 세 남매에게 증여했다. 특히 마약투약 혐의를 받은 막내아들은 김 회장 증여로 TYM 지분율이 기존 8.13%에서 10.53%로 높아지면서 아버지를 제치고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다. 음란물 유포 혐의로 재판 중인 장남 지분율은 5.26%, 둘째이자 장녀는 4.04%다. 장남과 장녀 모두 합쳐도 막내아들 지분에 못 미친다. 김 회장이 사실상 승계자로 막내아들을 염두에 두고 지분 증여를 한 것 아니냐는 뒷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대동에 이어 국내 농기계 2위 기업인 TYM은 지난해 업계 4위였던 국제종합기계와 합병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매출 1조 클럽’에 입성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672억원으로 전년 대비 38.7% 늘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50.2% 급증한 1235억원에 달했다. 순이익 역시 150.6% 증가한 990억이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다. 합병 시너지로 원가구조 개선과 함께 주 시장인 북미에서 수출 호조 영향이 컸다.

하지만 올 들어 회사 핵심 임원이자 주주인 장남과 막내아들이 잇달아 사회적인 문제를 일으키면서 향후 기업 경영에 적잖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당장으로는 장남과 막내아들 이슈가 터진 이달 15일과 24일 각각 TYM 주가는 전일보다 하락했다. 투자 커뮤니티에는 “이번 위기로 TYM 좋은 실적 다 날려먹고 하락할 가능성 높다”, “누가 오너리스크 안고 주식을 보유하겠느냐” 등의 부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업계 한 관계자는 “TYM은 올해 합병 시너지로 성장세를 이어가며 기업가치 제고에 역량을 쏟을 계획”이라면서도 “오너리스크 여파로 성장 동력이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parkse@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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