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수출통제' 삼성‧현대차‧롯데, 한국법인 53곳 '초비상'

현대차 가장 많은 18개법인 설립, 사업도 차‧건설‧SW까지 '다양'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진출 한국기업들도 초비상에 걸렸다. 미국은 25일 러시아 수출통제 강화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에 각 9~18개 정도 법인을 만들어 놓은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등은 사업장 운영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25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72개 그룹이 러시아에 세운 해외법인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총 53곳이 운영 중이다.

그룹별로 보면 현대차그룹이 18곳으로 가장 많은 비중(34%)을 차지했다. 현대차를 필두로 기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아, 이노션, 현대머티리얼 등을 통해 러시아 법인을 탄생시켰다. 사업 분야도 완성차 제조 및 부품 판매업을 비롯해 소프트웨어개발, 자동차 A/S 부품 판매, 해외스틸서비스센터, 건설업, 운송서비스업, 광고대행업, 금속및비금속 원료재생업, 경영 컨설팅 등 다양하게 나타났다.

2020년 금감원에 공시된 현황 자료를 보면, 대표적으로 현대차는 ‘Hyundai Motor Manufacturing Rus LLC (HMMR)’와 ‘Hyundai Truck And Bus Rus LLC (HTBR)’ 법인을 직접 지배중이다. 현대제철은 ‘Hyundai Steel Rus LLC’ 법인을, 현대건설은 ‘Hyundai Engineering & Construction RUS’ 계열사를 세워 사업을 영위해가고 있는 중이다.

이어 삼성그룹과 롯데그룹이 각 9개 법인을 러시아에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통해 전자제품 판매 등의 사업의 목적으로 ‘Samsung Electronics Rus Company LLC’와 ‘Samsung Electronics Rus Kaluga LLC’ 회사를 배치했다. 이외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SDS, 제일기획 등도 러시아에 계열사를 둔 최대주주들이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통해 숙박시설업을 위한 러시아 법인을 만들었다. 롯데상사,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이 있다. 특히 롯데상사는 소 사육업을 위해 ‘Lotte International Khorol LLC’ 법인을, 작물 재배업을 위해 ‘LOTTE INTERNATIONAL MIKHAILOVKA’ 계열사를 러시아에 두고 있다.

SK그룹, CJ그룹, 두산그룹, KT&G그룹은 각 2개 법인을 러시아에 두고 있는 그룹을 형성했다. SK는 석유제품 판매 등을 위해 국내 회사 SK루브리컨츠(주)가 ‘SK Lubricants Rus Limited Liability Company’라는 러시아 법인으로 세워져 있다. CJ는 식료품 제조 목적으로 ‘CJ RAVIOLLO RUS’ 법인을 뒀다. 두산은 두산건설을 통해 ‘Doosan Engineering and Construction’ 법인을, KT&G는 담배제조 및 판매 사업을 위해 ‘KT&G Rus L.L.C.’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외 LG그룹, 포스코그룹, DL그룹, 효성그룹, SM그룹, 한국타이어, 아모레퍼시픽, 하이트진로, 장금상선 그룹은 각 1개 법인 러시에 세워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LG는 LG전자가 전자제품 생산 및 판매를 위해 ‘LG Electronics RUS, LLC’를, 포스코는 철강사업을 위해 ‘POSCO RU Limited Liability Company’라는 계열사를, 효성은 ㈜효성을 통해 ‘Hyosung RUS.’라는 회사를 세운 상태다.

오일선 CXO연구소 소장은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해외법인은 향후 미국의 러시아 통제가 강해질 경우 공장 가동 중단 등 직접적인 경제 타격까지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한편 미국이 발표한 러시아 수출통제 품목은 전자(반도체), 컴퓨터, 정보통신, 센서·레이저, 항법‧항공전자, 해양, 항공우주 등 7개 분야 57개의 품목·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