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초대 ‘경제 컨트롤 타워’ 절묘한 조합
文정부 초대 ‘경제 컨트롤 타워’ 절묘한 조합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5.2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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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예산통’ 첫 경제부총리…실무형으로 ‘정책 드라이브’ 적임자
▲ 2012년 1월 기재부 차관 임명장을 받은 뒤 이명박 전 대통령과 환담하며 걸어가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컨트롤 타워’가 윤곽을 드러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에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까지 문재인 정부의 경제라인이 결정됐다. 이날 인사에 대해 대통령의 인사의 핵심인 ‘파격’과 ‘탕평’의 절묘한 배합이라는 평가다.

김동연 부총리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시절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처를 기재부로 통합한 후 최초로 ‘예산통’ 경제부총리가 배출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강만수 전 장관, 윤증현 전 장관, 박재완 전 장관과 현오석 전 부총리, 최경환 전 부총리 등이 예산관련 업무를 한 경험이 있으나 김 후보자처럼 예산 업무를 모두 거친 뒤 우리나라 전체 예산을 책임지는 예산실장이나 2차관을 지내지는 않았다.

이번 인사가 이례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는 이런 김 총장의 예산 중심 경력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82년 경제기획원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이후 기획예산처에서도 산업재정기획단장, 재정정책기획관 등 예산 관련 업무를 주로 맡았다. 2008년 이명박 정부 때 정부조직법 개편으로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합쳐진 이후에도 그는 예산 업무를 했다.

2011년에는 기재부 예산실장을 지냈다.  2012년엔 예산을 총괄하는 기재부 2차관을 역임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인 김 부총리 후보자는 정책 추진에 뛰어난 능력을 갖추고 있어 새 정부가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일자리 정책 등을 추진할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이 된 장하성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재벌개혁에 앞장서 온 대표적 사회참여 지식인이다.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내정된 김상조 한성대 교수와 함께 ‘재벌 저격수’로 꼽히던 장 교수가 정부 정책 실행을 도맡을 정책실장을 맡으면서 새 정부의 경제 정책에 강한 재벌개혁 드라이브가 걸릴 전망이다.

장 교수는 학계 및 시민사회 영역에서 한국 자본주의의 대안을 꾸준히 찾아왔다. 재벌개혁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성찰과 실천을 같이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18대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 캠프에서 국민정책본부장을 맡았으며 최근까지 안 후보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 소장을 지내는 등 경제 정책 ‘멘토’ 일을 했다.

▲ 지난 대통령 선거시절 문재인 대통령 캠프에 합류한 김광두(가운데) 교수 모습. 사진 오른쪽은 문재인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문 대통령의 경제라인 인사의 핵심은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임명으로 완성됐다는 평가다.

김 교수는 ‘개혁적 보수’로 분류되는 인물로 한때 ‘박근혜의 경제 과외교사’라는 닉네임으로 불렸고 2007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줄·푸·세(세금 줄이고, 규제 풀고, 법질서 세우기)’ 경제공약을 만들었다.

2010년에는 국가미래연구원을 만들어 박 전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했지만 2015년 “내 이름 앞에 ‘박 대통령 경제 가정교사’라는 호칭이 붙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표현은 이제 적절하지 않다”며 박 전 대통령과 결별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문 대통령 대선경선 캠프에 합류했고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을 맡았다.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어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문 후보의 경제 정책인 ‘J노믹스’를 설계했다.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어서 시장의 자율을 주는 대신 엄격한 법 집행으로 시장 질서를 바르게 잡아야 한다는 것이 김 교수의 경제 철학이다. 김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이 지나치게 반 시장적으로 가지 않게 균형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