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압승"…현장투표 유출 파문
"문재인 압승"…현장투표 유출 파문
  • 김동현 기자
  • 승인 2017.03.23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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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과반 훌쩍 넘긴 압승 결과 나돌아
安·李 격분 "부정선거냐"
당 지도부 당혹 "우리는 모르는 일"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대전 시의회를 방문해 충청권 공략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진행한 대선 후보 경선 '현장 투표' 결과 일부가 SNS를 통해 유출 돼 일파만파의 파문이 일고있다.

유출된 자료는 현장투표 결과, 문재인 후보가 과반 득표를 훌쩍 넘긴 압승을 거두는 것으로 돼 있다.

안희정 이재명 후보는 '부정선거 의혹'까지 제기하며 반발, 경선 자체가 무효화 될 수 있는 최악의 국면을 예고하고 있다. 
 
22일 저녁 SNS 상에는 당일 오후 6시 현장 투표가 마감 된 직후부터 각 지역별 투표결과가 나돌기 시작했다.

이날 민주당은 전국 250개 투표소에서 약 29만 명을 대상으로 현장투표를 진행했으며, 투표율은 18.05%를 기록했다. 약 5만2000명이 투표를 한 셈이다. 이 가운데 이날 SNS상에 노출된 투표 결과 수만 해도 1만5000여표에 달한다.

일부 자료는 경기·부산 지역 44곳의 득표 결과로 보이는 수치를 엑셀 파일로 정리한 것이고, 또다른 자료는 광주 동구, 서구, 남구, 북구, 광산구 등 5개 투표소의 득표를 묶은 자료였다.

전남 8개 지역을 한번에 묶어 놓은 버전도 돌아다닌다.

이들 정체불명의 결과 자료는 문재인 후보가 과반을 훌쩍 넘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 있다.

반면 안 후보와 이 후보는 문 후보에 크게 밀리는 2위 다툼 중이었다. 

두 후보 캠프는 긴급 심야 대책회의를 하는 등 이번 파문에 격앙된 반응을 숨기지 못했다. 

안희정 캠프 강훈식 대변인은 입장 자료를 내고 "우리는 믿었다.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가 공명정대하게 선거 과정을 관리해 줄 것으로 믿었다"며 "그러나 진위여부, 유불리를 떠나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고 격분했다.

강 대변인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에 요청한다"며 "현 상황에 대한 당 지도부와 당 선관위의 책임 있는 입장을 내일 오전까지 명확히 밝혀주기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캠프 김병욱 대변인도 "민주당 투표소 투표의 개표 결과로 추정되는 집계표가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권역별 순회 경선에서 공개하는 것이 원칙인 현장 투표결과의 유출은 선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대변인은 "당 지도부는 즉각 진상을 조사하고 당 선관위원장은 사퇴해야 한다"며 "아울러 당 지도부의 재발방지에 대한 약속과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문재인 후보측도 당혹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캠프는 전병헌 전략본부장 명의의 공식 입장문을 통해 "투표소 투표결과에 대해 확인되지도 않고 검증되지도 않은 정보들이 돌아다니고 있다"며 "심히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 본부장은 "당 선관위가 철저하게 조사해 즉각 진상을 파악하고 진위여부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는 일단 긴급 선관위를 열어 "확인되지 않은 자료이며, 사실여부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허위 사실일 경우 엄중 대처하겠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3일 긴급 회의를 열고 대선 경선 현장 투표 결과로 추정되는 미확인 자료가 유포된 데 대한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수습 방안이 마땅치 않고, 안희정, 이재명 후보측이 당 지도부 결정에 반발하며 '경선 일정 연기'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이번 현장투표 유출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기 힘들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다른 정당들이 이번 사태를 빌미삼아 누가 대선후보에 당선되더라도 '부정선거 후보'라는 정치공세를 예고하고 있어, 대선후보로서의 정통성에도 치명타를 입을 것이 뻔한 상황이다.    

[신아일보] 김동현 기자 abcpe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