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정부, 한밤 중 '돌발 회견' 北대사 초치
말레이 정부, 한밤 중 '돌발 회견' 北대사 초치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2.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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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회의 참석 요구… 회의 후 오후에 관련 성명 계획
▲ 강철 주말레이시아 북한 대사가 17일 밤(현지시간) 쿠알라룸푸르 종합병원 영안실 앞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정부가 김정남 피살사건과 관련 한밤 회견을 통해 자국을 비판한 강철 북한 대사를 20일 초치했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말레이시아 외교부가 강철 말레이시아 주재 북한 대사에게 이날 오전 열리는 비공개 회의에 참석하라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말레이 외교부는 오후에 회의 관련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매체는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북한 대사 소환이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말레이 정부를 비난한 사태 뒤에 이뤄지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강 대사는 지난 17일 김정남 시신을 회수하기 위해 부검 장소인 쿠알라룸푸르 병원을 2차례 방문했다.

그러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자 같은 날 밤 11시 30분 기자회견을 열고 말레이 당국의 부검 결과를 무조건 거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당시 강 대사는 "말레이시아 정부가 무엇인가를 감추고 우리를 속이려 하고 있으며 그들이 우리를 절박하게 해하려는 적대 세력과 한통속이라는 점을 시사한다"며 말레이 정부를 힐난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피살사건을 이용해 북한을 비방하고 말레이시아가 이에 결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말레이 당국은 "북한은 현지 법을 따르라"고 비판했고 경찰도 유가족임이 확인돼야 시신을 돌려줄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양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태다.

말레이 현지매체 더스타는 이와 관련 북한 정부가 지난주 비슷한 이유로 모하메드 니잔 모하마드 주북 말레이시아 대사를 초치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 대사관은 부검 전 시신인도 요구, 한국과 말레이시아 정부에 대한 비난과 맞물려 김정남 피살사건의 증거를 인멸하려 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