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구조조정…실업자 100만명 시대 돌입
경기침체∙구조조정…실업자 100만명 시대 돌입
  • 문정원 기자
  • 승인 2017.02.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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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여파∙∙∙1월 실업자수 100만9000명
정부, 청년 일자리 대책 발표 등 일자리 관련 예산 조기 집행 방침
 

“작년에 구조조정으로 일자리를 잃고 재취업을 알아보고 있는데 경기가 너무 안 좋다 보니 채용을 하는 기업들이 없어요. 당장 치킨 배달을 하고 있긴 한데, 이 마저도 AI 여파로 가게가 잘 안되서 언제 짤릴지 모르겠네요. 늘 불안해요”  -전 조선업 종사자 K씨(남.36세)-

장기화되는 경기침체와 기업들의 구조조정 여파가 고용시장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제조업 고용부진, 청년 고용여건 악화, 자엉엽자 증가 전환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 1월 실업자수가 100만명을 넘어섰다.

15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1월 실업자 수는 100만9000명으로 7개월 만에 다시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10년 1월 이후 최대치다.

1월 전체 실업률은 0.1%포인트 상승한 3.8%로 지난해 4월 3.9% 이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특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른 직장을 구하는 취업 준비자와 입사시험 준비자 등 사실상 실업자를 고려한 체감실업률은 11.6%로 나타났다.

청년층 실업률은 8.6%로 1년 전보다 0.9%포인트 하락했다.

1월 실업자수의 증가 폭이 이처럼 커진 이유는 조선·해운 등 구조조정 여파로 제조업 취업자가 16만명 감소한 영향이 컸다.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은 2009년 7월 17만3000명 이후 7년6개월 만에 최대다.

이 같은 제조업 취업자의 감소는 조선·전자통신·전기·철강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면서 노동시장 구조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분석이다.

조선·해운업의 불황은 관련 업계 제조업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선박수주량의 감소 등으로 선박·철도·항공장비 등을 생산하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고용도 3만5000명이 줄었다.

고용여건의 악화는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해부터 조선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대기업이 신규채용 등을 꺼리면서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증가했다.

청년 취업자 증가 폭(전년 동기 대비) 역시 작년 3분기 6만2000명에서 4분기 7000명으로 급감했다.

반면 실직자들이 창업이 쉬운 숙박·음식점업에 몰리면서 고용원 없는 영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2분기까지 감소세를 보이다가 3분기 5만1000명, 4분기 9만6000명 증가했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취업 수요가 위축돼 작년 하반기부터 이어지던 제조업 취업자 감소세, 청년층 취업 둔화 등이 계속되고 있다"며 "제조업 취업자 수는 구조조정 영향으로 한 번 감소하기 시작하면 전년 동월비로 1년 내내 줄어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대내외 리스크 확대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 고용여건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국정운영의 중심을 일자리에 두기로 했다.

일자리 관련 예산 조기집행과 함께 일자리 과제 발표 및 집중관리, 3월 청년 일자리 대책 발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고용창출 지원세제 관련 법안이 이달 중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신아일보] 문정원 기자 garden_b@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