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익스프레스, 롯데·신세계 백기 든 쿠팡 대항마 부상
알리익스프레스, 롯데·신세계 백기 든 쿠팡 대항마 부상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4.03.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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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앱 사용자 수 '2위' 등극…'초저가 전략' 주효
셀러 유치 적극 투자…신선식품 판매·CJ제일제당 입점
공정위, 소비자 피해 및 불만 증가에 현장조사 실시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내 브랜드 상품 화면(왼쪽)과 CJ제일제당 입점 기념 이벤트 안내 배너가 있는 화면(오른쪽). [이미지=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알리익스프레스 '케이베뉴'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내 브랜드 상품 화면(왼쪽)과 CJ제일제당 입점 기념 이벤트 안내 배너가 있는 화면(오른쪽). [이미지=알리익스프레스 앱 캡처]

알리익스프레스가 고물가 장기화로 부담이 커진 국내 소비자들의 새로운 쇼핑 대안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최근 들어서는 농수축산물 등 신선식품 판매 시작과 함께 국내 식품대기업 입점 등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가품, 불량, 오배송 등 여러 문제들 역시 불거지면서 소비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도 알리익스프레스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이(e)커머스 업체 알리익스프레스가 막대한 자본력에 기반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메기로 떠올랐다. 유통 대기업인 롯데와 신세계마저 백기를 들게 한 쿠팡의 대항마로 주목받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종합몰 애플리케이션(앱)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알리의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수는 818만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0% 증가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기준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종합몰 앱 순위에서 11번가·G마켓·티몬 등을 제치고 쿠팡에 이어 2위에 랭크됐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해 10월 G마켓을 따돌리고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에 힘입어 지난해 전년보다 86% 늘어난 486만명의 월평균 사용자 수를 기록하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경각심을 줬다. 론칭 후 수년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롯데의 ‘롯데온’, 신세계의 ‘SSG닷컴’과는 대비된다.

알리익스프레스의 이 같은 성장 배경에는 초저가 전략이 있다. 실제 알리익스프레스는 스테인리스 텀블러 3000원, 휴대폰 방수 케이스 1600원, 블루라이트 차단 안경 2500원 등을 다른 플랫폼 절반 수준의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레트로 게임기 1만원대, 드론 1만원대, 스마트워치 1만원대 등 평소 구매를 망설였던 고가 상품들의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다이소가 최고 5000원에 상품을 판매하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쇼핑의 메카가 된 후 현재 3조원 매출을 내는 거대 유통채널로 거듭난 것과 비슷한 흐름으로 읽힌다.

알리익스프레스 셀러 입점 신청 [이미지=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 셀러 입점 신청 안내. [이미지=알리익스프레스]

알리익스프레스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투입해 한국 판매자(셀러) 유치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지난달 국내 상품을 판매하는 오픈마켓 ‘K-venue(케이베뉴)’에 새로 합류하는 국내 판매자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케이베뉴에서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의 상품은 물론 국내에서 키운 농축수산물까지 판매되고 있다. 식품대기업인 CJ제일제당도 이달 알리익스프레스에 입점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최근 자사의 최대 쇼핑행사인 ‘3.28 축제’를 앞두고 쿠팡, 네이버쇼핑 등 다른 플랫폼보다 저가로 판매할 경우 수수료 무료, 광고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는 유인책도 제시했다.

이런 가운데 가품, 불량, 계약불이행, 오배송 등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소비자 불만은 2022년 93건에서 2023년 465건으로 500% 급증했다. 또한 의약품·무기 등 유통금지 상품을 판매한다거나 유해 상품을 판매해 소비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자 공정위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공정위는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법인에 대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 아울러 알리익스프레스를 포함한 직구(해외 직접구매) 플랫폼 업체들과의 자율협약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알리익스프레스의 성장세만큼 부작용도 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주의와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제조사들의 압도적인 가격경쟁력과 중국 자본력 앞세운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빠른 속도로 한국 소비자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무료 수수료 등의 정책을 펼치며 신선 등으로 상품군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면서도 “가품·불량 등 상품과 서비스 품질 측면에서는 개선해야할 점이 많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sh333@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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