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5년만에 최저 영업익…'메모리' 회복세 기대
삼성전자, 15년만에 최저 영업익…'메모리' 회복세 기대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1.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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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매출 259조 14% 감소, 영업익 6조대 84% 뚝
DS부문 적자 2조원대로 축소…4Q D램 흑자전환 성공
올해 상저하고 실적전망, AI 탑재 제품 시장선점 추진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영업이익.[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한파로 15년 만에 최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다만 주력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회복세로 접어든 만큼 올해 실적반등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31일 '2023년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58조9400억원, 영업이익 6조5700억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3%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4.8% 줄었다. 특히 연간 영업이익이 10조원 이하로 떨어진 건 2008년(6조319억원) 이후 15년 만이다. 글로벌 불경기에 IT기기 구매력이 줄자 메모리 반도체 수요도 감소한 탓이다.

하지만 4분기 실적만 보면 회복세가 뚜렷하다. 4분기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매출은 67조7800억원, 영업이익은 2조8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각각 3.8%, 34.4% 줄어들었지만 감소폭은 완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연말 성수기 경쟁 심화로 스마트폰 출하량은 감소했지만 반도체 메모리 가격 상승과 디스플레이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였다”며 “세트 제품 경쟁이 심화되고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 효과가 감소한 가운데 메모리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되고 디스플레이 호실적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반도체를 담당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영업손실을 2조원대로 줄였다. 4분기 DS부문 매출은 21조6900억원, 영업손실은 2조180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DS부문의 적자수준은 1분기 4조5800억원에 이어 2분기 4조3600억원, 3분기 3조7500억원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메모리는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메모리 탑재량이 증가하고 생성형 AI 서버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반적인 수요 회복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또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기조 아래 HBM, DDR5, LPDDR5X, UFS4.0 등 첨단공정 제품 판매를 대폭 확대했다”며 “그 결과 시장을 상회하는 생산량 증가율을 기록했고 D램은 재고 수준이 큰 폭으로 개선돼 4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세트사업인 DX(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 부문도 실적방어에 힘을 실었다. DX부문 4분기 매출은 39조5500억원, 영업이익 2조620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7%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59.7% 오른 성적이다. VD·가전사업의 영업손실(500억원)은 지속됐지만 MX·네트워크 사업이 같은 기간 영업이익을 60.5% 늘렸다. 신모델 출시 효과가 둔화되면서 스마트폰 판매는 감소했지만 프리미엄 태블릿 제품 출하량이 늘었고 웨어러블 제품도 견조한 판매를 유지했다. 

전장사업을 담당한 하만의 4분기 매출은 3조9200억원, 영업이익은 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대비 매출은 0.4% 줄었고 영업이익은 5.4%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시황과 IT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제품별 회복 속도 차이에 따라 전사적으로 상저하고 실적을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적극 대응하고 AI 탑재 제품 시장 선점을 추진한다. 또 프리미엄 리더십과 첨단공정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기술 준비도 병행할 방침이다.

MX는 갤럭시 AI를 탑재한 갤럭시S24 시리즈로 AI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폼팩터에 최적화된 AI 경험으로 사용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연간 플래그십 출하량 두 자릿수 성장과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스마트폰 매출 성장을 추진한다. 아울러 갤럭시 AI 생태계를 확대해 갤럭시 AI가 '모바일 AI의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잡도록 할 방침이다.

생활가전은 스마트싱스와 AI 기술기반 차별화 경험으로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한다. 고부가 사업 활성화로 매출 성장과 사업 구조 개선을 가속화한다.

하만은 전장에서 차량 내 경험 역량 강화로 신규 분야 수주를 확대할 계획이다. 소비자 오디오에서는 포터블 등 주요 제품 리더십을 강화하고 삼성전자와 하만 간 협업을 통한 제품 차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의 경우 스마트폰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과 성능을 바탕으로 판매 확대에 주력하고 IT 및 차량 분야 등 미래 성장동력을 굳건히 다질 계획이다. 대형은 제품 믹스 개선, 생산 효율 향상 등을 통해 손익 개선을 추진할 방침이다.

jangsta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