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미국서 연 판매량 150만대 '돌파'…올해 더 판다
현대차·기아, 미국서 연 판매량 150만대 '돌파'…올해 더 판다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4.01.12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년대비 12.1% ↑…친환경 역대최다, 제네시스 23% 늘어
1분기 누적 친환경차 100만대, 제네시스 30만대 달성 기대
현대차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현대차 아이오닉 5.[사진=현대차]

현대차·기아가 2023년 미국에서 역대급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에도 각종 기념비적 기록을 세울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한 차량은 전년 대비 12.1% 증가한 165만2821대로 집계됐다. 미국 진출 후 역대 최대치로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150만대를 돌파했다.

현대차(제네시스 포함)는 2023년 총 87만370대를 판매하며 연 80만대 벽을 넘었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6만9175대로 전년보다 20% 이상 증가하며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다. 기아 역시 78만2451대로 2021년 기록을 넘어 최다 판매를 경신했다.

오토모티브뉴스(Automotive News)가 집계한 업체별 판매 실적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사상 처음으로 스텔란티스(153만3670대)를 제치고 △GM(257만7662대) △도요타(224만8477대) △포드(198만1332대)에 이어 완성차그룹 4위에 올랐다. 2021년부터 혼다를 제치고 처음으로 5위에 오른 지 2년만에 스텔란티스까지 넘어서는 쾌거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실적은 코로나19 펜데믹에 따른 타 업체들의 공급부족으로 인한 일시적 반사효과가 아니라, 높아진 상품성과 브랜드력을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고, 사랑받는 자동차 브랜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성과다.

이달 4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미국 미시간주(州) 폰티악 M1 콩코스에서 진행된 ‘2024 북미 올해의 차(Car of the Year: COTY)’ 시상식에서는 기아 EV9이 유틸리티(Utility) 부문 ‘올해의 차’로 선정되며 또 한번 세계 최고의 상품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2009년 현대차의 제네시스 세단(BH)이 첫 수상을 기록한 이래 8번째로 북미 올해의 차를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으며, 최근 6년간 다섯 차례ㆍ6대의 차량을 ‘북미 올해의 차’로 배출해 명실상부 미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 ‘친환경ㆍ고부가가치 차량’으로 트렌드 주도

현대차·기아의 2023년 기록적 판매를 이끈 것은 미국 자동차 시장의 대세로 떠오른 △친환경차와 고부가가치 차량인 △고급차(제네시스) △RV 부문에서의 선전이다.

제네시스 GV80.[사진=현대차]
제네시스 GV80.[사진=현대차]

단순히 판매량만 증가한 것이 아니라 보다 비싼 차, 보다 좋은 차를 선택하기 위해 미국 고객들이 현대차·기아의 차량을 구매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는 점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브랜드력이 본질적으로 강화됐음을 보여준다. 아울러 이러한 사업 체질 개선이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며 지속 성장이 가능한 선순환 체계를 갖추게 됐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전년 대비 52.3% 증가한 총 27만812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했다. 2021년 184.8%의 폭발적인 고성장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에서 처음 친환경차를 연간 10만대 이상 판매한 뒤 2년만에 판매량이 2.7배로 급증했다.

그 결과 현대차·기아의 미국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2020년 3.2%에서 지난해 16.8%까지 5배가 넘게 상승했고 미국 친환경차 시장 내 점유율도 2021년부터 3년 연속 20%를 넘겼다. 미국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10%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시장 지배력이 상당히 높은 셈이다.

현대차·기아는 하이브리드(HEV)부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전기차(EV), 수소전기차(FCEV)에 이르기까지 모든 타입의 친환경차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 특정 차종에 편중되지 않고 시장 상황과 수요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급격히 성장하던 전기차의 판매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있기는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판매 확대를 이끈 것은 전기차다.

지난해 현대차·기아는 9만 4340대의 전기차를 판매, 전년보다 62.6% 증가를 기록했다. 전체 친환경차 중 가장 높은 성장세다. 특히 2022년 8월 이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여파로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졌음에도 높은 상품성을 바탕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미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이 판매된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모델은 ‘2022년 세계 올해의 차’에 선정된 아이오닉 5다. 아이오닉 5는 지난해 연간 3만3918대가 팔려 본격 판매 첫해인 2022년 대비 47.6% 증가했다.

‘2023년 북미 올해의 차’를 수상한 기아 EV6는 1만8879대를 기록해 두번째로 많이 판매됐다. 또 △아이오닉 6는 1만2999대 △니로 EV가 1만2157대 △코나 일렉트릭이 8866대로 뒤를 이었다.

지난해 3월부터 미국 판매가 시작된 아이오닉 6는 6월부터 12월까지 7개월 연속 월간 판매 1000대를 넘기며 판매 호조를 이어갔다. 12월에는 2056대로 처음으로 월간 판매 2000대를 넘겨 올해 들어 판매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아 플래그십 전기차 EV9은 판매가 본격화된 지난해 12월 1113대로 월간 판매 1000대를 넘겼다. 특히 EV9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3열 대형 SUV 차급에 속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판매 성장이 더욱 기대된다.

현대차·기아는 전기차뿐만 아니라 HEV 모델(PHEV 포함)에서도 높은 경쟁력을 유지, 지속적으로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HEV 모델은 지난해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한 친환경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총 7종(현대차 4종, 기아 3종)의 HEV 모델을 판매, 전년 대비 47.8% 증가한 18만3541대를 팔았다.

현대차·기아의 HEV 판매 확대에는 인기 모델을 중심으로 한 라인업 확대가 주효했다. 2020년 미국에서 판매한 HEV 모델은 4종에 불과했다. 그러나 2021년부터 엘란트라(아반떼)ㆍ투싼ㆍ싼타페ㆍ스포티지ㆍ쏘렌토 등 인기 차종에 HEV 모델을 투입하며 판매량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HEV 모델은 △현대차 투싼 HEV로 전년 대비 29.3% 증가한 4만311대가 판매됐다. 기아 스포티지 HEV는 전년 대비 101.9% 증가한 3만8592대가 판매됐다. 또 △기아 니로 HEV가 2만4143대 △현대차 싼타페 HEV가 2만4116대 △기아 쏘렌토 HEV가 2만3684대로 뒤를 이었다.

특히 투싼은 HEV 모델의 인기에 힘입어 내연기관 모델을 포함해 지난해 총 20만9624대 판매를 기록, 미국에 출시된 이래 처음으로 연간 판매 20만대를 달성했다. 현대차·기아 차종 중 단일 차종으로 연간 판매 20만대를 넘긴 것은 2015년 엘란트라(22만2576대), 쏘나타(21만3303대) 이후 처음이다.

제네시스가 미국 고급차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현대차·기아의 미국 시장 전망을 밝게 하는 핵심 요인이다.

지난해 제네시스는 미국에서 전년 대비 22.6% 증가한 6만9175대 판매를 기록했다. 특히,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연말까지 14개월 연속 전년 대비 판매 증가를 달성했고, 지난해 2월부터는 11개월 연속 두 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아직 연간 판매량에서는 30만대 이상 판매된 렉서스, BMW를 비롯해 아우디(약 22만8000대), 어큐라(14만5000대) 등에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2016년부터 미국 시장에 별도 브랜드를 런칭한 이후 약 7년만에 미국에서 최상의 품질력을 갖춘 럭셔리 브랜드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제네시스는 브랜드 출범 직후부터 세계적 권위를 갖춘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연속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차지했다 또 2023년까지 7년간 5차례나 프리미엄 브랜드 1위를 기록했고 내구품질조사(VDS) 역시 조사 대상 포함 첫해인 2020년 전체 브랜드 1위에 올랐다. 지난해도 기아에 이어 전체 브랜드 2위에 올랐다.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사진=현대차]
현대차 디 올 뉴 싼타페.[사진=현대차]

제네시스는 2021년부터 GV80, GV70 등 SUV 모델을 투입하며 본격적으로 판매 라인업을 확대했다. 2022년부터는 GV60와 G80 전동화모델을 추가했고 지난해부터는 GV70 전동화모델을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최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RV 세그먼트에서 강세를 보인 것도 맞춤형 상품 전략이 제대로 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미국에서 팔린 현대차·기아의 RV 모델은 총 121만8108대로 전년 대비 15.9% 증가했다. 2022년 처음으로 연간 100만대를 넘긴 뒤 지난해에 두자릿수 증가율을 달성하며 RV 판매가 더욱 늘었다. 판매 비중도 73.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8년 소형 SUV 모델인 코나와 니로의 판매가 본격화되며 처음으로 RV 비중이 50%를 넘겼다. 텔루라이드ㆍ팰리세이드 등 새로 선보이는 RV 모델들이 잇따라 성공적인 판매 실적을 올렸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RV 차종 수도 2018년 9개에서 지난해 20개로 2배 이상 늘렸다.

2021년부터는 볼륨 차종이었던 투싼ㆍ싼타페ㆍ스포티지ㆍ쏘렌토 등이 세대 변경을 거치며 꾸준한 인기를 얻은 데다, HEV 모델까지 추가되며 RV 모델의 판매가 급격히 늘었다.

◇ 올해 미국서 누적 친환경차 100만대, 제네시스 30만대 달성 기대

업계는 팬데믹 이후 지난해까지 공급자 우위의 시장이 유지됐으나, 올해부터는 각 업체들이 코로나19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공급량을 확대하고,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에서 주도권 확보를 위해 판촉 경쟁을 펼쳐 수요자 우위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확보한 강점을 올해 더욱 강화해 친환경차, 고부가가치 차량을 중심으로 미국에서 판매 확대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각종 ‘기념비적’ 판매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는 2011년 쏘나타와 K5 HEV 판매를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미국 시장에서 총 94만6962대의 친환경차를 판매, 누적 100만대 달성을 눈앞에 뒀다. 타입별로는 △HEV가 75만926대 △전기차가 19만4279대 △수소전기차가 1757대 팔렸다.

매년 친환경차 판매가 큰 폭으로 늘고 있고, 지난해 연간 27만8000여대의 친환경차 판매를 달성한 것을 감안하면 1분기 내 누적판매 100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전기차 누적판매 20만대 달성도 눈앞에 뒀다. 특히 올해는 새롭게 투입되는 전기차들이 친환경차 판매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연말 출시한 EV9은 최근 2024년 유틸리티 부문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됐고, 올해의 차 승용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아이오닉 6도 작년 마지막 달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하는 등 올해 본격적인 판매 확대가 기대된다.

특히 EV9은 올해 2분기 중 기존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의 공장(KaGA)에서 생산될 예정으로 IRA의 세제혜택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도 아직 차종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 조지아 공장에 추가적으로 전기차 현지 생산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도 가동될 예정이다. 현대차·기아는 당초 내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IRA를 등 더욱 치열해진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고자 가동 시기를 앞당기기로 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연간 전기차 판매는 9만4340대로 아쉽게 10만대 문턱을 넘지 못했다. 올해는 최근 새롭게 투입된 전기차 모델의 판매 확대로 처음으로 연간판매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올해 미국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와 비슷한 판매 추세만 기록하더라도 3분기 무렵에는 미국 시장 누적 판매 30만대 달성이 유력하다.

2015년말 별도 브랜드로 출범한 제네시스는 미국 시장에서 2016년 8월부터 기존 ‘제네시스’라는 차명으로 판매된 모델의 이름을 G80로 변경하고 판매에 돌입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7년여만에 누적 판매 25만698대를 기록했다.

2021년 GV70와 GV80를 출시하며 전년 대비 3배가 넘는 판매량을 달성한 뒤 2022년과 지난해까지 연달아 두자릿수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는 등 신차를 낼 때마다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제네시스는 조만간 역동적인 디자인과 성능을 갖춘 GV80 쿠페와 GV80 상품성 개선 모델을 출시해 다시 한번 판매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SUV 모델의 인기가 유독 높은 미국 시장에서 고급감과 스포티함을 강조한 플래그십 SUV 모델이라는 점에서 더욱 기대감이 높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지난해 달성한 연간 150만대 판매는 수치적 측면에서도 큰 성과지만 이제는 현대차·기아가 값싸고 효율이 좋은 소위 ‘가성비’가 좋은 브랜드가 아니라, 품질과 상품성, 브랜드력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기꺼이 열게 하는 ‘최선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jangstag@shinailbo.co.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