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통령, 한-네 기업 투자 환영… 이재용 "국왕 방한 기다려"
윤대통령, 한-네 기업 투자 환영… 이재용 "국왕 방한 기다려"
  • 김가애 기자
  • 승인 2023.12.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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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ML 방문… 알렉산더 "양국 협력 핵심이 바로 반도체"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벨트호벤 소재 ASML 본사에서 열린 한-네덜란드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그룹 회장,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 윤 대통령, 빌럼-알렉산더르 국왕,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연합뉴스)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각)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함께 벨트호벤에 위치한 ASML 본사를 방문했다. 

현장에서 열린 '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ASML의 혁신을 통해 전 세계 반도체 산업이 한 자릿수 나노미터 시대로 진화할 수 있었다"며 "ASML의 노광장비를 이용해 생산된 반도체가 인공지능, 5세대 이동통신(5G), 모빌리티 등 4차 산업혁명의 강력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 "한국 정부의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 아래 삼성전자가 360조원, SK하이닉스가 120조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ASML, ASM 등 네덜란드 기업들이 한국에 생산·R&D·인재 양성을 위한 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투자에 동참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은 또 ASML이 삼성전자와 함께 약 1조원을 투자해서 처음으로 해외에 반도체 제조기술 R&D 센터를 건설하기로 하고, SK하이닉스와는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친환경 공정 개발을 함께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양국 기업의 투자·협력 노력을 환영했다.

윤 대통령은 "양국 정부가 세계 반도체 산업을 끌고 갈 미래세대를 함께 키워내기 위해 '한-네 첨단반도체 아카데미' 개설에 합의했다"며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 간 '반도체 동맹'이 더욱 굳건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빌렘 알렉산더 국왕은 "양국의 협력 관계가 다층적 관계로 서로 얽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면서 "양국 협력의 핵심이 바로 반도체"라고 강조했다. 

약 30분간 개최된 간담회에서 기업인들은 반도체 산업의 미래와 한국과의 협력을 주제로 전략대화를 이어갔다.

ASML의 피터 베닝크 CEO는 "한국에 건설 중인 화성의 뉴캠퍼스 및 오늘 한국 기업들과 체결하는 MOU를 통해 한국과의 반도체 연대가 크게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한국 정부의 고압가스 관련 규제 개선 사례와 같은 긍정적 변화가 한국에 차세대 EUV 노광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베닝크 CEO는 "최근 들어 기술의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개발비용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정치, 경제, 인력을 아우르는 국가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했다.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세계 무역의 토대를 만들고 증권 시장을 처음으로 개장한 네덜란드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혁신의 상징인 ASML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면서 "빌렘 알렉산더 국왕의 한국 방문을 많은 국민들과 함께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ASM의 벤자민 로 CEO는 "1989년에 한국과의 협력을 시작했는데, 최근 한국 사업의 급성장으로 첫 번째 공장의 부지가 부족해지면서 지난 5월 두 번째 공장 건설을 시작했다"며 "현재 건설 중인 플라즈마 증착공장과 R&D 센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내년부터 하이닉스도 ASML과 IMEC 공동의 차세대 EUV 개발사업에 함께 참여해 AI 시대에 대비한 고성능 반도체 개발을 본격화함과 동시에 금일 체결된 수소 리사이클링 공정을 비롯한 친환경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ASML과의 협력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벨기에 연구기관인 아이맥(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CEO는 "지속적인 기술 진보를 위해서는 국가 간 협력에 기반한 강력한 R&D의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삼성, SK 등 한국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전했다.

독일 ZEISS사의 안드레아스 페처 CEO는 "우수한 인력과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를 통해 17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세계 최고의 광학시스템 전문기업으로 성장했다"며 "'무어의 법칙'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혁신에 매진하고 있고 향후 한국과의 협력 관계를 반도체를 넘어 자동차, 의료 분야로 확장해 성공 스토리를 계속 써가고 싶다"고 밝혔다. 

간담회를 마친 후 윤 대통령과 빌렘 알렉산더 국왕은 '첨단반도체 협력 협약식' 개최 장소로 자리를 옮겨 이날 체결된 양국 간 MOU를 축하하고, 한-네 반도체 협력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인·대학·단체·정부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빌렘 알렉산더 국왕은 클린룸 생산라인을 방문해 ASML이 새로 개발한 차세대 EUV 장비 생산 현장을 둘러봤다. 

이번에 세계 최초로 전체 노광장비 모습이 공개된 차세대 EUV 장비는 기존 EUV 장비에 비해 해상도가 높아 보다 선폭이 좁은 반도체를 쉽게 생산해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