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행 정의선, '친환경차' 앞세워 영국서 성장가속
유럽행 정의선, '친환경차' 앞세워 영국서 성장가속
  • 장민제 기자
  • 승인 2023.11.20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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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제네시스, 영국서 올해 17만대 판매…점유율 10.8%
전기차·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 문화예술 후원 맞춤 노력 지속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사진=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유럽 자동차 수요 2위인 영국 방문을 앞두고 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장이 재편 중인 현지에 다양한 라인업을 운영하고 문화예술 후원, 스포츠 마케팅 등 맞춤형 노력을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20일 영국자동차공업협회(SMMT)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제네시스 현대차그룹 3개 완성차 브랜드는 올해 1~10월 영국 자동차(승용기준) 시장에서 17만3428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대비 8.7% 증가한 수치로 점유율은 10.8%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현대차그룹의 올해 영국 판매는 2017년 역대 최대치(18만6625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브랜드 별로 현대차는 올해 10월 누적 7만5456대를 판매해 45개 이상의 브랜드가 경쟁하는 영국 시장에서 8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9위보다 한 단계 오른 순위다. 현대차의 주력 모델은 SUV 투싼으로 올해 1~10월 2만9990대가 판매돼 영국 베스트셀링카 6위를 차지했다.

기아는 같은 기간 영국에서 9만6784대를 판매해 4위를 기록 중이다. 2020년 9위, 2021년 8위, 2022년 6위에 이어 꾸준히 판매 순위를 높이며 현지 최상위권 자동차 브랜드로 도약했다. 주력모델은 SUV 스포티지다. 올해 1~10월 3만1575대가 판매돼 4위에 이름을 올렸다.

2021년 현지 론칭한 제네시스는 올해 1~10월 1188대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판매 1000대를 달성했다. 제네시스는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로서 유럽의 대표적인 자동차 시장인 영국을 적극 공략 중이다.

이는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영국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한 결과로 분석된다.

1~10월 영국 자동차 시장에서 판매된 160만5437대 중 친환경차 3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36.0%(57만7895대)다. 전년 동기 대비 3.5%p(포인트) 상승했다. 전기차(BEV) 16.3%, 하이브리드(HEV) 12.6%, 플러그인하이브리드 7.1% 순이다. 반면 휘발유 차종 비중은 2022년 1~10월 43.4%에서 올해 동기 41.0%로 축소됐다. 같은 기간 경유 차종 비중도 5.5%에서 3.9%로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전환이라는 시장 변화에 동참하며 라인업 확대를 통해 전기차, 하이브리드 판매를 적극 늘려 왔다. 현대차그룹의 올해 1~10월 영국 친환경차(BEV+HEV) 판매대수는 8만44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해당 기간 전기차는 4.2% 증가한 2만8456대, 하이브리드는 8.2% 늘어난 5만1986대를 기록했다.

현대차·제네시스는 2020년 아이오닉 EV(현재는 단종), 코나 EV 2종에 불과했던 전기차를 현재 6종까지 확대했다. 전용전기차 아이오닉 5를 2021년 투입한 데 이어 이듬해 아이오닉 6를 현지에 내놨다. 2022년에는 제네시스 전기차 3종(GV60, GV70 EV, GV80 EV)을 영국에 출시했다. 올해는 코나 EV를 1세대에서 2세대로 완전변경 해 영국 내 판매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하이브리드의 경우 아이오닉, 코나 등 소형 차급 중심에서 코나, 투싼, 싼타페 등 소형에서 중형을 아우르는 HEV 라인업을 구축해 현지 고객의 다양한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아 역시 2020년 쏘울 EV, 니로 EV 2종에 불과했던 전기차 라인업을 2021년 EV6에 이어 올해 말 EV9을 투입해 4종으로 확대했다. 하이브리드도 2022년 스포티지 HEV 투입을 통해 씨드, 니로, 스포티지, 쏘렌토로 이어지는 폭넓은 라인업을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상품성을 보유한 다양한 친환경차 라인업에 더해 다양한 현지 맞춤형 활동을 앞세워 유럽 내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영국 자동차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7월 영국 최대 자동차 축제인 ‘굿우드 페스티벌 오브 스피드’에서 고성능 N 브랜드의 첫 전기차인 ‘아이오닉5N’을 최초 공개하며 현지에서 이목을 끌었다. 굿우드는 차량을 단순 전시하는 형태가 아니라 실제 성능을 선보이고 확인하는 장(場)으로 ‘움직이는 모터쇼’로 불린다. 아이오닉5N은 현대차가 올해 발표한 핵심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의 실행을 알리는 상징적 모델이자 과거의 유산과 현재의 기술 역량을 집대성한 차량이다.

문화예술 분야에서 세계적 명성이 높은 영국 ‘테이트 미술관(Tate)’과 2014년 체결한 파트너십도 현대차그룹의 영국 내 대표 활동 사례다. 현대차그룹은 테이트 미술관 산하의 현대미술관 ‘테이트 모던’의 대규모 전시 프로젝트 ‘현대 커미션’을 지원하고 있다. 또 예술 분야의 글로벌 교류와 연구를 촉진하는 ‘현대 테이트 리서치 센터: 트랜스내셔널’도 후원하고 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의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는 유럽 최고 권위의 골프 대회인 ‘제네시스 스코티시 오픈’의 타이틀 스폰서로서 영국 골프팬과의 소통도 적극 추진 중이다.

한편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영국이 유럽 전체 자동차(승용 기준) 산업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로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독일(22.1%), 3위는 프랑스(13.3%)다.

jangsta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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