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도·감청 의혹 놓고 설전… 野 “대통령실에 간첩?” vs 與 “선 넘었다”
美 도·감청 의혹 놓고 설전… 野 “대통령실에 간첩?” vs 與 “선 넘었다”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1.0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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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국감 ‘긴축 재정’ 공방… ‘간첩’ 발언으로 충돌
예산안 심사 과정에선 ‘표적감사’ 의혹 유병호 출석 불응 놓고 여야 공방
7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의원들과 인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뒤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7일 국회에서 열린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대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의원들과 인사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뒤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사진=연합뉴스)

여야는 7일 대통령실 등에 대한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안 심사에서 강대강으로 대치했다. 운영위 국정감사에선 여야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 예산안 등을 놓고 공방을 벌였고, 지난 4월 불거진 미국 정부의 대통령실 도·감청 의혹을 놓고 야당 위원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간첩 색출 작전을 해야 한다”는 표현까지 등장해 대통령실 관계자와 여당 위원들이 강하게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대통령실, 대통령경호처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불송치 결정서를 보면 대통령실 입장은 NSC 내용이 유출되는 등 미국 도·감청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돼 있고, 휴민트, 즉 사람에 의한 첩보 활동으로 획득한 정보, 사람에 의해 누설됐다는 것이라고 했다"며 "휴민트라면 더 큰 문제다. 국가의 주요 정책을 핵심 사람에 의해서 다른 나라에 갔다는 것이, 여기 앉아 있는 분 중 간첩이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대통령실과 여당 위원들은 강하게 항의했다. 여당 간사인 국민의힘 김승원 위원은 “국가의 비밀이나 상황을 몰래 우리 주적인 북한에다가 알려주는 것을 우리가 간첩이라고 하는데 대통령실에 간첩이 있다고 이렇게 말하는 것은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조태용 안보실장도 "사람을 놓고 그렇게 (간첩이라고) 말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긴축 재정 기조 예산안과 관련해 민주당 홍익표 의원은 "낙수 효과, 감세 같은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차용하다 보니까 긴축이 경제 침체를 부르고 재정 건전성은 더 악화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지적했다. 같은 당 강준현 의원은 "한국 경제를 덮는 진짜 큰 위기는 대통령의 이념 정치"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은 "재정 만능주의 유혹이 있을 것 같은데, 망하는 나라의 3종 세트는 공무원 증원, 복지 확대, 통계 조작"이라며 "이런 3세트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게 윤석열 정부의 숙제"라고 맞섰다.

이어 김대기 비서실장을 향해 건전재정 정책의 필요성을 묻자, 김 비서실장은 "돈을 풀면 선거에도 도움이 되고, 여당 입장에서도 좋은데 안 하는 큰 이유는 빚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며 "MZ세대를 위해서라도 우리가 빚 관리는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진행된 국회 예결위원회의 비경제부처에 대한 내년 예산안 심사에선 감사원의 전 정부 인사 ‘표적감사’ 의혹과 관련해 유병호 사무총장의 공수처 소환 불응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네 차례 출석 요구에 불응한 유 사무총장에 대해 공수처가 체포영장을 청구해서라도 강제 소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에 불출석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 사례를 들며 수사기관 및 사법부의 권위가 떨어졌다고 맞받아쳤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