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전 임박’ 가자 지구… 엇갈리는 ‘휴전론’
‘지상전 임박’ 가자 지구… 엇갈리는 ‘휴전론’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3.10.25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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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사망자 700명… ‘인도주의적 휴전’ 호소
美 “하마스에 시간만 줄 뿐… 인질석방 최우선”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하루 사이 가자 지구에서 어린이 등 7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하는 참변이 이어되면서 이스라엘-하마스 간 전쟁의 지속 여부를 놓고 전 세계의 시선이 엇갈리고 있다.

인도주의적인 측면을 고려해 교전이 잠시나마 중단돼야 한다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해결책에서는 각국이 입장 차이를 보이는 모양새다.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보건부는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난 24시간 동안 704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했다”며 전쟁이 시작된 지난 7일 이후 누적 사망자는 5791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보건부는 사망자 가운데 아동이 2360명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본격적인 지상전을 예고한 이스라엘의 계속되는 공습으로 가자지구 내 민간인 피해가 커지면서 인도적 지원 등을 위해 즉각 휴전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현재까지 가자 지구에 반입된 구호물품은 바다에 떨어진 물 한 방울 정도에 불과하다”며 즉각적인 인도주의적 휴전을 호소했다.

하지만 미국은 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어떤 휴전이든 하마스에 휴식과 재정비는 물론 이스라엘에 테러 공격을 계속할 준비를 할 능력을 제공할 것“이라는 게 미국의 주장이다.

미국은 대신 가자 지구에 구호품이 반입될 수 있도록 ‘인도주의적 일시중지’를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했다. ‘일시중지’는 보통 휴전보다는 덜 공식적이고, 기간이 짧은 것으로 여겨진다.

아울러 결의안 초안에는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인질들의 석방을 요구하고,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강조하는 내용과 함께 이란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무장 민병대와 테러 단체에 대한 모든 무기 및 관련 물자 수출을 중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반면 러시아는 ‘휴전’이 빠진 미국의 결의안을 지지할 수 없다면서 “전 세계는 안보리가 신속하고 무조건적인 휴전을 요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긴 자체 결의안 초안을 제출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이 인질들의 석방이 먼저라는 방침을 세운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임시 휴전이 가능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인질들이 풀려나야 한다. 그리고 나서 이야기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의 이스라엘 방문이 인질 석방을 위해 이스라엘에 지상전 연기를 압박하기 위함이었다는 보도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