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보안 점검을 함께 진행한 국가정보원이 선관위 내부 시스템에 점검 도구가 추가로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의 국내정치 개입을 중단하라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홍익표 원내대표와 행정안전위, 과학방송정보통신위, 정보위 야당 간사 등이 참석한 합동기자간담회를 열어 행안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이 선관위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로 이같은 내용을 공개헀다.

앞서 지난 13일 강 의원은 선관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보안시스템 조사를 이유로 심어놓은 툴(도구)이 2개가 있었고, 국정원 철수 이후 선관위가 발견해 삭제했단 이야기가 있다”며 ‘해킹툴’ 설치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선관위는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정원이 점검 이후 남긴 점검툴 2개의 삭제 사실에 대해 인정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이날 추가 확인을 통해 총 4개 시스템에 15개의 점검 도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도구 파일 이름 등으로 미뤄볼 때 명백한 해킹 툴 같다고 조언했다"며 "지금도 선관위가 내부 파일을 자체 조사 중이어서 얼마나 많은 점검 도구가 더 발견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선관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지난 7월부터 3개월 동안 선관위 보안 시스템에 대한 점검을 진행했다. 이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본투표일 하루 전이었던 지난 10일 점검 결과를 발표하면서 ‘선관위 투·개표 시스템의 해킹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점검 발표 결과 및 발표 시점을 놓고 국정원의 국내 정치 개입이라며 강력히 항의하고 있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정부·여당·사정기관이 총동원돼 선관위에 대한 동시다발적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선관위에 대한 정권 차원의 전방위적 압박을 윤석열 정부의 민주주의 파괴 시도이자 반헌법 행태로 규정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헌법상 독립기구를 흔드는 것은 보궐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을 수용하지 않고, 독선·독주의 국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라며 “정부는 더 큰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기 전에 노골적인 선관위 길들이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민주당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연일 사실무근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18일 점검 과정에는 여야 참관인이 참여했단 사실을 언급하며 “보안점검은 선관위 요청으로 이뤄졌고 국정원, 선관위, KISA 등 3개 기관 합동으로 선관위 정보시스템(선거 시스템 포함)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확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신아일보] 진현우 기자

진현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