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친명계 "가결파 징계, 미뤄둔 것" 주장... 비명 "역할극하나"
민주 친명계 "가결파 징계, 미뤄둔 것" 주장... 비명 "역할극하나"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10.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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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전날 가결파 징계 관련 "왈가왈부하지 말라" 언급
정청래 "해당행위 해놓고도 징계하면 안 된다고 하면 안 돼"
서은숙 "일단 포용하고 가자는데 李 판단... 처리 시기 오면 처리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감사장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충남 계룡대 해군본부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해군본부 국정감사에 참석해 굳은 표정으로 감사장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이 24일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에 가결표를 던졌던 일부 의원에 대한 징계 가능성을 또 다시 시사했다. 전날 이재명 대표가 "왈가왈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하며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포용하려는 제스쳐를 취했던 반면 일부 친명계 인사들은 징계가 잠시 미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비명계 인사들은 '역할극'이란 표현을 쓰며 반발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대표의 '왈가왈부하지 말자'란 표현을 놓고 "'지금은 국민들의 삶이 더 고단하니 잠시 미뤄두자'란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당대표나 최고위 지도부라 할지라도 당의 주인은 당원이지 않는가"라며 "당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할지는 우리들도 잘 모르는 상태"라며 "해당행위를 해놓고도 이걸 징계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면 안 된다. 신상필벌이라는 게 있지 않는가"라고 강조했다.

당 국민청원센터 게시판엔 지난달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의 국회 본회의 표결 당시 가결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진 설훈·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에 대한 징계 요구 청원이 올라왔다. 해당 청원은 현재 5만 7천여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이지만 현재 지도부의 답변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의 전날 발언에 대해 "'기회를 다시 한번 드리겠다'는 숨은 뜻"이 있다며 언제든지 최고위원회의 등을 거쳐 이들에 대한 징계 청원에 대한 결론이 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역시 친명계인 서은숙 최고위원도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절차상으론 5만명의 청원이 해당 행위에 대한 당원들이 징계를 요청하는 청원이기 때문에 윤리심판원이 이 사안에 대해서 검토하고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인가 하는 것을 최고위원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날 이 대표의 발언은 해당 절차는 진행하지 않겠단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단, 친명계 인사들 사이에서도 징계 여부는 엇갈리고 있다고 인정했다. 서 최고위원은 "(징계 절차를) 진행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란 의견이 많았었는데 대표의 요청이 있었고 우리(친명계) 내에서도 지금 상황에선 (징계) 문제를 진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단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일부 비명계 인사는 이 대표와 친명계 인사들이 엇갈린 대답을 내놓은 것을 두고 '굿 캅, 배드 캅(착한 경찰, 나쁜 경찰)이란 역할극'이라며 결국 이 대표가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았다.

신경민 전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프로그램에서 "국민의힘이 강서 보궐선거 참패 이후에 곤경에 처했는데 민주당을 분란 속으로 몰아야 될 이유는 전혀 없다"면서도 "정말로 이 얘기가 진심인가라는 게 드러나는 지점이 곧 온다"고 에측했다.

이어 친명 일색의 지도부와 공천을 위한 여론조사가 객관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단 점을 언급하며 "가결파 문제에 대해 경위 파악이라도 해보자란 얘기가 당내에서 나오는 순간, 이재명 대표의 예상 수준의 답안지는 실체가 없는 것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탄압에 맞선 훌륭한 야당 대표가 된 게 아니고 판사 복이 있는 운 좋은 정치인이 된 것”이라며 향후 재판 리스크 등의 주도권이 검찰이 잡고 있는 만큼 친명계 일부 인사와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더욱 세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