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단식중' 이재명 격려 방문... "尹정권, 파시즘으로 가"
이해찬, '단식중' 이재명 격려 방문... "尹정권, 파시즘으로 가"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9.04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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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연성 독재로 가고 있다" 동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닷새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로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4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닷새째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위로 방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전 대표가 5일쨰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재명 대표를 격려하기 위해 4일 국회를 찾았다. 이해찬 전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현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면서 윤석열 정권을 향해 “파시즘으로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표도 “연성독재로 가고 있다”고 동조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부인 김정옥 여사와 함께 이날 오후 3시 30분경 국회 본청 앞에 마련된 이 대표의 단석 농성 천막을 방문했다. 이 자리엔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해식 사무부총장 등 이해찬계 인사들도 함께 배석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매일 체크를 해야 한다”면서 건강 상태부터 물어봤고 이재명 대표는 “아직은 며칠 안 됐다”며 아직은 건강이 괜찮다고 답했다.

민주당의 전·현직 대표는 바로 현안에 대한 걱정을 털어놨다. 이 대표는 “너무 많이 후퇴하고 망가졌다”며 “깊은 뿌리에서 민주주의도, 법 체제도, 상식도, 원칙도 다 들어 엎어버리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이 전 대표에게 하소연했다.

이 전 대표도 “국회에서 법 만들면 시행령으로 부셔버리고 헌법재판소에서 야간 집회 허용하면 (경찰이) 현장에서 막아버린다”며 “헌법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 헌법이 국회, 정부, 법원, 헌재 등에 의한 기본 질서인데 그게 무너지고 있다”고 한탄했다.

두 사람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검찰의 잇단 수사에 대해서도 비판을 이어갔다. 이재명 대표가 “21세기 정보화 사회에 전혀 맞지 않는 공포 정치를 꿈꾸는 것 같다”고 언급하자 이해찬 전 대표는 “압수수색을 400번이나 하는 그런 사례가 어디가 있는가”라며 분노했다.

이해찬 전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민생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다른 거보다도 경제가 지금 겉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며 "국가 재정이 이렇게 부실할 수가 없다”고 질타했다.

특히, 세수 부족에 환율 등락에 대비해 외화와 원화를 기금 형태로 쌓아둔 외평기금까지 동원해 메꾸겠다고 발표한 정부를 향해 “외평기금은 우리가 수출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반드시 사수해야 되는 기금”이라며 “재정 기능을 거꾸로 하고 있단 말”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특히,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직언할 사람이 없단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본인은 즉흥적으로 얘기를 하고 누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직언하는 사람도 없는 것 같다”며 “이명박 집권 1년 이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제가 무너지고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한반도 평화가 무너진다’고 말을 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이 딱 그렇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어 환담에 동석했던 의원들이 “총리 등 국무위원도 국회에서 정상적인 문제 제기도 그렇게 폄훼하고 비아냥거리고 싸우려고 한다”고 지적하자 “이대로 가면 파시즘으로 간다”고 우려했고 옆에 있던 이 대표도 “연성독재로 가는 단계”라고 거들었다.

그러나 해병대 순직 장병 외압 의혹을 수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군사법원이 구속영장 기각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선 “일반 재판부하고 성격이 달라서 위에서 명령하는 대로 그냥 하는 곳인데 전혀 예상치 못했던 기각 판결이 나온 것”이라며 “해병대 수사단장(박정훈 대령)도 참 용기 있는 사람이고 군사법원 판사도 참 용기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는 국회 본청 내 당대표실로 이동해 추가 환담을 이어갔다. 

이해찬 전 대표와의 회동에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1시 40분 김태랑·김장곤·김철배·유용근·최봉구 고문 등 당 고문단과 면담을 나눴다고 안귀령 상근부대변인이 밝혔다.

이 자리에서 고문단은 “촛불집회로 이런 투쟁은 끝날 줄 알았는데 피를 토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지금의 투쟁은 이재명 대표 개인, 혹은 민주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나라를 위한 투쟁”이라고 이 대표를 격려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고맙고 죄송하다. 말씀 들으니 힘이 난다"며 고문들에게 동조 단식은 사양해달라는 부탁을 했다고 안 상근부대변인이 전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