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풀무원·신세계푸드, 대체식품 영토 확장 '가속화'
CJ·풀무원·신세계푸드, 대체식품 영토 확장 '가속화'
  • 박소연 기자
  • 승인 2023.07.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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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대체 단백원 확보 주력·해외 주류시장 진출
풀무원, 배양육 개발·베이커리 '지구식단' 라인업 확대
신세계푸드, '베러미트' 브랜드 강화·카테고리 다변화
플랜테이블 제품들.[이미지=CJ제일제당]

CJ제일제당·풀무원·신세계푸드를 중심으로 식품업계의 대체식품 시장 공략이 활발하다. 대체식품이 친환경, 동물윤리 등 미래 핵심 가치를 실현시킬 대안으로 떠오르자 신사업으로 낙점한 것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과 풀무원, 신세계푸드는 각각 브랜드를 걸고 제품 라인업을 확장하며 대체식품 시장을 키우는 모습이다. 전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은 2030년 214조원 규모(농촌진흥청 기준)로 2020년 대비 448% 성장세가 전망된다. 국내의 경우 2016년 약 618억원이었지만 2017년부터 연평균 15.7%씩 성장해 2026년 약 2800억원(한국농촌경제연구원 기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CJ제일제당은 대체식품 원료 및 기술 고도화에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11월 미래 식품소재, 대체·배양단백 등을 연구하는 FNT(Food&Nutirition Tech) 사업부문을 신설했다. 최근에는 미국 푸드테크 기업 ‘플랜터블 푸즈’ 투자에 참여했다. 이 회사는 개구리밥(렘나)에서 추출한 식물성 단백질로 계란 흰자를 대체한다.

CJ제일제당은 난백 대체재뿐 아니라 다양한 대체단백원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대체육(대안육)의 맛과 풍미를 보완하기 위해 바이오 기술력을 집약한 천연 조미소재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와 ‘플레이버엔리치(FlavorNrich)’를 출시했다. 이와 함께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 및 배양육 연구개발도 지속한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식품 브랜드 ‘플랜테이블’ 카테고리를 확장하고 해외 주류시장(메인스트림) 진출을 본격화했다. 플랜테이블 제품은 CJ제일제당이 독자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 ‘TVP’를 활용해 고기의 맛과 식감을 구현했다. 특히 테이스트엔리치로 콩 특유의 향을 잡았다.

플랜테이블 제품군은 현재 5종(만두·떡갈비·함박스테이크·주먹밥·김치)이다. 지난달 기준 누적 판매액 300억원, 누적 판매량 600만개를 돌파했다. 매출의 3분의1은 해외에서 나온다. 수출국은 출시 초기 10개국에서 유럽, 인도, 아프리카 등 30여개국으로 늘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맛·품질은 물론 영양 고려(고단백·저지방), 첨가물 최소화(클린라벨), 지속가능한 대체단백 연구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세부적인 영양 설계를 통해 제품을 지속 업그레이드해 채식주의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맛있는 건강 메뉴’로 자리매김하며 식물성 식품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고 말했다.

지구식단 제품들.[이미지=풀무원]

풀무원은 지난해 8월 지속가능식품 브랜드 ‘지구식단’을 론칭했다. 올해 5월 기준 지구식단 전체(식물성+동물복지) 사업 성장률은 30.9%다. 식물성 대체육은 40.5%, 간편식은 96.6% 각각 성장했다.

풀무원은 지구식단에 대체식품 진입장벽을 낮춰 소비자가 쉽고 편리하게 지속가능한 식습관으로 바꾸도록 하는 ‘Easy Swap’ 전략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치킨텐더, 런천미트, 짜장면, 떡볶이 등 일상에서 자주 먹는 간편식(HMR) 메뉴를 위주로 출시하고 있다. 풀무원은 간식·베이커리 등 일상 메뉴들도 식물성으로 전환해 선보일 예정이다.

풀무원은 국내 대체육 시장 선도를 목표로 다양한 대체육도 연구개발 중이다. 풀무원은 두부를 생산하면서 얻은 콩 가공 노하우를 고품질 TVP 확보에 접목했다. 또 콩고기의 향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식품 첨가물 사용을 최소화해 자연스러운 맛을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풀무원은 배양육으로 제품 영역을 확장하고자 독자적인 TVP 가공기술을 강화하고 수산물, 치즈 등에 대체육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올 2월에는 축산물 배양육 개발기업 심플플래닛에 전략적 투자를 했다. 양사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배양육 소재 식품에 대해 공동 연구 중이다.

풀무원은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미국은 대표적인 지구식단 식물성 불고기(대체육) ‘숯불직화구이’ 수출국이다. 대형 캠퍼스 급식을 통해 대체육을 보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두부바’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 중이다. 풀무원은 각 해외법인을 통해 현지 특성에 맞춘 제품을 별도로 출시해 시장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풀무원 관계자는 “식품사업 전체 매출에서 지구식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을 지난해 8%에서 2025년 27%로 확대할 것”이라며 “지속가능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52%에서 2025년 62%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러미트 제품들.[이미지=신세계푸드]
베러미트 제품들.[이미지=신세계푸드]

신세계푸드는 ‘베러미트’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주력한다. 소비자가 일상에서 편리하게 대안육을 접하도록 다양한 형태의 베러미트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지난 2016년부터 대안육 연구개발을 시작해 독자기술을 바탕으로 2021년 7월 베러미트를 선보였다. 이후 베러미트를 식품유통, 외식, 베이커리, 급식 등 다양한 사업에 활용 중이다. 올해 4월에는 자사의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올바르고 반듯한’에 베러미트를 활용한 첫 간편식으로 3종(핫도그·토마토소스·만두)을 선보였다.

여러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소비자 접점도 늘리고 있다. 스타벅스와 6월 말 내놓은 샌드위치·포카치아·수프가 대표적이다. 해당 제품은 출시 2주 만에 누적 판매량 10만개를 돌파했다.

신세계푸드는 이 같은 노력이 대안육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변화시켰다고 강조한다. 실제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2030세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67.8%는 대안육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51.9%는 대안육 소비를 가치소비의 일환이라고 봤다.

신세계푸드는 미국에 대안육 전문 자회사 ‘베러푸즈’를 설립해 해외 진출 역량을 향상시키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베러푸즈를 중심으로 대안육 외에도 대체유, 대체달걀, 소스 등 전체 대안식품군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2월 특허청에 식물성 대체유 ‘제로밀크(Zero Milk)’ 상표도 출원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건강뿐 아니라 가치소비를 추구하는 수요층을 대상으로 대안식품에 대한 긍정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외식, 급식, 리테일 등 다방면에서 베러미트를 활용한 메뉴를 선보이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할 방침”이라며 “베러미트 외 다른 대안식품으로 카테고리를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aksy@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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