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우크라 방문에 여야 공방... 국익 두고 엇갈린 해석(종합)
尹 우크라 방문에 여야 공방... 국익 두고 엇갈린 해석(종합)
  • 진현우 기자
  • 승인 2023.07.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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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대한민국 해야 할 긴요한 역할 위한 불가피한 방문“
野 ”재난엔 보이지 않던 대통령, 우리 안보 위기로 몰아“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대통령 관저인 마린스키궁에서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공동 언론발표를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자료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 시기와 지원 규모 확대를 둘러싼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국제적으로 대한민국이 해야 할 긴요한 역할을 하기 위해 일정이 불가피하게 연장된 것”이라며 윤 대통령의 순방 일정 연기를 옹호하고 나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재난엔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가 우리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해 우리 측 기업들이 참여를 해야 하고, 그 프로젝트 참여를 위해서 정상 간의 회담이 꼭 필요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측이 국내 호우피해 속 순방 일정 연기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차단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윤 원내대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의 자체도 우리 국가 안보를 위해, 우리와 가치를 같이 하는 국제적인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예정된 일정이었다"며 "추가된 (우크라이나) 일정도 재건 사업 참여를 비롯한 경제적 이유가 있었고, 인도적 지원을 국제사회에 확실히 표명할 필요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야당은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에 대해 국익을 져버리는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제헌절 경축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외교는 언제나 국익을 중심으로 국민의 입장에서 실용적이고 실리적이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이 당장 서울로 뛰어가도 상황 바꿀 순 없다'고 말한 것과 관련해 "국정 컨트롤타워로서 대통령실의 상식적이지도 않고 책임 있는 자세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의 불씨를 한반도로 불러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행보"라며 "재난에는 보이지 않던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로 가 우리 안보를 위기로 몰고 갔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서에서 "우크라이나와 함께 결연히 싸우겠다는 말은 곧 러시아는 적대국이라는 말과 다름없다. 러시아에 사는 우리 교민 16만명과 160여개 우리 기업도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안보지원, 인도지원, 재건 지원을 언급했는데 안보지원은 '밀실'의 영역으로 남겨뒀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것인지, 어떤 품목을 얼마나 지원할 것인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북한의 핵 미사일 해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러시아까지 적대국으로 만드는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외교 무대에서 역사적 성찰 없는 발언은 우리는 물론 상대국에도 결례가 된다는 점을 윤 정부는 명심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이재랑 대변인도 이날 오후 논평을 통해 "수해로 전국이 타격 입는 중에 (윤 대통령이) ‘전격 방문’을 감행했다"며 "군수물자 지원 확대 등을 확언하면서 이것이 살상무기 지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합리적 의심과 한반도와 동북아 긴장을 고조시킬지 모른다는 우려만 키웠다"고 비판했다.

 

hwji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