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 김동관 vs '조선' 정기선…동시 현장경영, 라이벌전 본격화
'방산' 김동관 vs '조선' 정기선…동시 현장경영, 라이벌전 본격화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6.1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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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절친 각각 다른 전략 행보 ;눈길'…미래지향점 '촉각'
한화 김동관, 부산 '마덱스'행…부회장 승진 이후 첫 '공식석상'
HD현대 정기선, 노르웨이 '노르시핑'행…그룹모태 조선업 강조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마덱스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수상함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한화]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마덱스 한화오션 부스를 방문해 전시된 수상함을 둘러보는 모습. [사진=한화]

재계 동갑내기 절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동시에 현장경영 보폭을 넓히며 라이벌전을 시작한다. 김동관 부회장은 방산에, 정기선 사장은 조선에 힘을 실으며 각각 다른전략으로 경쟁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김 부회장과 정 사장은 같은 기간 서로 다른 행사에 전면 등장, 주력 사업 비전 메시지를 전달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7~9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마덱스)’ 현장을 찾았다. 마덱스는 12개국 140여개 국내외 기업이 참여하는 국내 유일 해양방위산업 행사다. 또한 지난 5월 한화에 편입된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의 첫 대외행사다. 한화오션은 이날 수상함 4종을 선보이며 ‘수상함 명가’ 부활을 예고했다.

김 부회장은 마덱스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새 가족이 된 한화오션을 비롯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등 방산 계열사들을 직접 챙겼다. 지난해 부회장 승진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석상에 등장, 방산업과 한화오션에 힘을 동시에 실었다는 평가다.

김 부회장은 당시 현장 깜짝 기자간담회를 통해 “한화는 한국 대표 방산기업”이라며 “한화그룹의 가족이 된 한화오션도 앞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게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인 전략을 갖춰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단순 이윤 극대화보다는 국가 안보와 세계 속의 한국 방산 역사를 확대하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며 방산기업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했다.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노르시핑 기간 중 글로벌 선주들과 만남을 가지는 모습. [사진=HD현대]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노르시핑 기간 중 글로벌 선주들과 만남을 가지는 모습. [사진=HD현대]

같은 시기 정 사장은 지구 반대편으로 향했다. 정 사장은 6~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 ‘노르시핑(Nor-shipping) 2023’에 참석했다. 노르시핑은 그리스 포시도니아, 독일 국제조선해양기자재박람회(SMN)과 함께 세계 3대 조선해양 박람회로 꼽힌다. 정 사장은 가삼현 HD한국조선해양 부회장, 안광헌 HD한국조선해양 사장 등 최고경영진과 함께하며 글로벌 선사·선급과 조선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HD현대 차기 총수로서 그룹 모태인 조선업에 비중을 뒀다는 해석이다.

정 사장은 노르시핑에서 “HD현대가 만드는 선박과 HD현대의 기술이 대양의 친환경 대전환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에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을 선언한 바 있다. 오션 트랜스포메이션은 바다가 지닌 무한한 잠재력을 활용해 미래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구현하겠다는 HD현대 그룹 비전이다. 당시 정 사장은 그룹 내 조선·해양, 에너지, 산업기계 기술력을 융합해 바다를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직접 발표했다.

재계 관계자는 “두 경영진이 같은 기간 성격이 다른 행사에 각각 참석했다는 건 그룹이 차후 어느 사업분야에 비중을 두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 같은 행보는 그룹 미래 지향점과 맞닿아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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