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부담"…자영업 36% 폐업고려
"최저임금 부담"…자영업 36% 폐업고려
  • 최지원 기자
  • 승인 2023.06.04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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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6명 "내년 최저임금 동결 또는 인하"…숙박·음식업 비중 최다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축소 여부(왼쪽)와 최저임금 인상 시 판매가격 인상 여부(오른쪽). [자료=전경련]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축소 여부(왼쪽)와 최저임금 인상 시 판매가격 인상 여부(오른쪽). [자료=전경련]

자영업자 36%가 현재 최저임금(시급 9620원) 부담으로 폐업까지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및 경영·근로실태 설문조사’ 결과 자영업자 10명 중 4명(43.2%)은 이미 현재 최저임금도 경영에 부담이 되는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부담이 없다고 응답한 비중은 24.4%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재 최저임금 수준이 경영에 부담된다고 응답한 비중은 숙박·음식점업(62.7%)이 가장 높았으며 △운수업(45.5%) △제조업(45.4%) △도소매업(43.7%) 순으로 조사됐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 시 고용 영향을 묻는 질문에 자영업자 과반(55.0%)은 현재도 이미 고용 여력이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최저임금 1∼3% 미만 인상 시 9.6%, 3∼6% 미만 인상 시 7.2%가 고용을 포기하거나 기존 직원 해고를 고려하겠다고 응답했다.

자영업자 36.2%는 이미 현재도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한계상황’이며 폐업을 고려한다고 응답했다. 최저임금을 1∼3%미만 인상할 경우 7.6%가, 3∼6%미만 인상할 경우 5.2%가 폐업을 고려하겠다고 답변했다.

전경련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을 직전(5.0%)보다 소폭 높은 5%대 후반(5.9%)으로 정할 경우 자영업자 절반 가량(49.0%)이 폐업을 고려할 만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 [자료=전경련]
폐업을 고려하게 되는 최저임금 인상률. [자료=전경련]

자영업자 10명 중 약 6명은(58.4%) 내년 최저임금을 ‘동결 또는 인하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적정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의견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인하(11.2%) △동결(47.2%) △1∼3%미만 인상(18.8%) △3∼6%미만 인상(13.0%) △6∼9%미만 인상 (2.8%) 등으로 나타났다.

최저임금 동결·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 비중이 높은 주요 업종은 숙박·음식점업(67.5%), 교육서비스업(65.6%)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숙박·음식점업은 최근 식재료비 상승으로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관련 소비 부진까지 겹치면서 인건비 인상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들 하루 평균 근로시간은 8.7시간이며 월 평균 휴무일은 4.0일로 조사됐다. 지난해 조사 대비 일 근로시간은 0.6시간 줄었고 휴무일은 0.2일 늘었다.

전경련은 자영업자들의 근로 실태가 지난해 보다 개선됐지만 임금근로자에 비해서는 하루 0.5시간 더 일하고 한 달 2.6일 덜 쉬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자영업자들이 꼽은 현행 최저임금 제도의 가장 시급한 개선과제는 ‘경제상황 등을 고려한 최저임금 인상률 제한’(28.2%)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업종별·지역별 차등 적용(26.2%) △영세·중소기업에 대해 최저임금 상승분 지원 확대(13.8%) △최저임금 산정 기준 보완(13.2%) 등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최근 경기침체, 고물가 등으로 가계소비가 위축되면서 자영업자들이 심각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다”며 “상당수 자영업자들이 이미 버티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내년도 최저임금은 이러한 측면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rog@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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