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하락·물량 증가…여름 아파트 '역전세난' 가능성↑
가격 하락·물량 증가…여름 아파트 '역전세난' 가능성↑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05.30 10: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셋값 장기 하락세 속 6월 입주 예정량 19개월 만에 최다
전문가 "집주인, 보증금 반환 차질·임차인 가뭄 등 대비해야"
서울시 영등포구 아파트 단지. (사진=신아일보DB)

전셋값 장기 하락세 속 19개월 만에 최다로 늘어난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여름 역전세난 가능성을 키우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보증금 반환이 어려울 수 있는 상황과 임차인 가뭄에 집주인들이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4만2870가구로 이달 입주 예정 물량 2만5425가구 대비 1만7000가구 넘게 많다.

다음 달 입주 물량은 예정치 기준으로 2021년 11월 4만7404가구 기록 후 19개월 만에 가장 많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입주 예정 물량이 2만4872가구로 이달 1만6348가구 대비 52.1% 증가할 전망이고 지방 입주 예정 물량은 1만7998가구로 이달 1만185가구와 비교해 76.7% 많다.

전문가들은 많은 입주 물량에 더해 낮아진 전셋값 등을 이유로 역전세난을 우려한다. 역전세난은 전세 시세가 직전 전세 계약 당시보다 하락해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렵거나 신규 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수요가 줄어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22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8% 내렸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2022년 5월 둘째 주 0.01% 내린 이후 1년 넘게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서진형 경인여자대학교 MD상품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전셋값이 고점에서 많이 내려왔고 입주 물량도 많아 역전세난이 일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모습"이라며 "가격이 최초 계약 당시보다 많이 내려 계약 만료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이 급등세를 보였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전셋값이 큰 폭으로 하락한 상황에 입주 물량까지 많다"며 "이는 전세 만기를 앞둔 기존 단지에서 역전세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금리와 경제 위기 등 임대차 시장을 둘러싼 대외적 불확실성이 해소돼야 역전세난 우려가 잠식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입주 물량 증대로 전셋값 하방 압력이 강해질 수 있는 만큼 집주인들이 역전세난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교수는 "많이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임대차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리가 변수고 글로벌 경제 위기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역전세난이 해소되려면 금리와 대외적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해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 전세 가격이 많이 떨어져 역전세 이슈에 노출된 상황에 전국 입주 물량이 늘어나 전세 시장에 미치는 하방 압력이 상당할 전망"이라며 "입주 물량 증대와 가격 하방 압력이 예상되는 만큼 역전세난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seojk0523@shinailbo.co.kr